서울 종로구 인사동은 조선시대부터 화방이 많이 들어선 미술동네였다. 하지만 근대들어, 특히 1980년대 이후 음식점과 카페가 난립하고 중국산 공예품 등이 판을 치면서 전통을 잃어가고 있다. 화랑과 표구사도 갈수록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하나둘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사단법인 인사전통문화보존회(회장 윤용철 윤갤러리 대표)가 17일부터 24일까지 여는 ‘인사전통문화축제’는 인사동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되찾기 위한 행사다. 1987년 ‘전통문화의 마을 축제’로 시작해 올해 27회째를 맞이하는 행사에는 화랑과 고미술품 상점, 공예점, 표구점, 지필묵 가게 등 200여 곳이 참여한다.
이곳에는 3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킨 화랑이 많다. 올해 행사는 대를 이어 화랑을 운영하고 있는 젊은 2세들이 뭉쳐 기획했다. 인사동의 정체성을 찾고 발전적인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우림화랑(대표 임명석)에서는 ‘종로 古Go 페스티벌’이 열린다. 옛것(古)을 살리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Go)는 의미를 담은 고미술 특별전으로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 200여점이 출품된다. 진품을 10만원대에 판매하는 깜짝 이벤트도 벌인다. 고미술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를 확보하고자 행사 기간 판매되는 작품에는 인사전통문화보존회 명의의 보증서를 지급한다.
전시는 윤갤러리가 김숙현 작가의 ‘북촌스캔들’, 세종화랑이 이종상 화백의 ‘행운과 번영’, 고미술 화랑 단청이 조선시대 ‘죽제필통’, 류화랑이 ‘조선철화백자호’ 등을 선보인다. 표구 체험 프로젝트와 가훈 써주기 행사도 열린다. 전통악기 체험, 한·중 문화교류 공예체험, 국악소녀 송소희 등이 출연하는 달빛 한옥음악회, 전통음식축제 등도 마련된다(02-737-7890).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인사동 젊은 2세 대표들이 뭉쳐 기획한 '인사전통문화축제' 17일 개막
입력 2014-09-14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