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손으로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싶었어요. 사람들은 현실을 보라고 하지만 저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것에 이미 익숙합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동생이랑 함께 ‘향기 만드는 형제’라는 수제 향수 및 수제 디퓨저 사업을 확장시켜 왔어요. 올해는 퍼퓸 드 파운데이션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협력업체로 맞아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수제 향수업체 ‘향기 만드는 형제’의 권혁균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올해 우리 나이로 21살. 단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휴학 중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수제 디퓨저 브랜드를 만들었고, 당시 동업자이자 좋은 조력자이던 동생 혁주(19·고 3) 군과 함께 학업과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남자가 향수 제조한다면 색안경을 끼고 볼 수 도 있겠지만, 권군은 삼형제 중에서 자신이 가장 남자답다며 웃었다.
“고등학교 때 학생부회장을 하다 보니 남녀 가리지 않고 친구가 많은 편이었어요. 친구 대부분이 연애상담을 해왔는데 저는 그 친구들이 좋아하는 여자애들과도 친구사이였거든요. 살짝 떠보듯이 남자친구 어떠냐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땀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서 싫다는 거예요. 사실 그것 말고는 성격도 괜찮고 외모고 괜찮은 친구였기에 어떻게든 엮어 주고 싶었죠.”
향수를 만들게 된 계기였다. 그 남자친구에게 땀 냄새를 최소화 할 수 있는 향수를 직접 만들어 줬는데 정말 신기하게 그 이후로 둘이 잘 됐다.
“예전부터 무언가 만드는 걸 좋아했는데 내가 그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만들어 주었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밤에 잠이 안 오는 거예요. 그래서 결심했죠. 향기 만드는 남자가 되기로.”
권 대표는 수제 향수를 수제 디퓨저로 호환 사용할 수 있는 제조법으로 특허출원이 진행 중이다. 사업체도 나날이 성공가도를 걷고 있는 어엿한 청년 형제 사장이다. 수제 향수와 수제 디퓨저는 기초부터 다르다. 권 대표는 이 둘의 베이스를 자체 제작하여 양 용도 모두 사용 용이하도록 만들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그 사람의 단점을 보완해주고 장점을 부각시켜주는 그 사람만을 위한 향수를 만들고 싶어요. 그 것이 향수 공장이 아닌 수제향수 & 디퓨저를 고집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자신의 꿈과 전혀 관련 없는 영어영문학과에 진학해 휴학한 것은 아닐까 궁금했다.
“처음 영문과를 지원할 때는 빨리 제 사업을 확장시켜서 미국에 진출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하고 싶은 일들의 방향이 많이 바뀌고 있어서 나중에 경영학을 복수 전공하거나 전과를 하고 싶어졌어요. 지금은 사업의 확장보다는 내가 이 사업을 함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유익이 있는지를 물으면서 항상 사업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어요.”
권 대표는 사회적 기업을 선택했다. 사회적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말하면 돈 벌어서 남 줄 거냐는 걱정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계속 치열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겉멋으로 임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그분들에게는 생계를 잇는 중요한 문제”라고 털어놓았다.
사회적 기업을 만들겠다는 거창한 포부는 단순히 꿈에 머물지 않고 현실화 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일자리가 필요하지만 외면 받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브랜드를 법인화 하고 수제향수 & 디퓨저를 만드는 직원들을 새터민,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으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익금 중 절반은 슈타이너 학교를 비롯한 장애아동을 위한 대안학교에 보내고 나머지는 직원들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현재 홈페이지 제작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 사진 촬영과 편집, 세무 서류 처리를 하느라 하루 네 시간 잠을 자기도 빠듯하다고 말하는 얼굴에는 오히려 환한 빛이 엿보였다.
‘향기 만드는 형제’의 소소한 일상과 소소하지 않은 사회적 프로젝트는 그들의 블로그(에서 만날 수 있다.
‘향기 만드는 형제’ 퍼퓸 드 파운데이션과 함께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가다… 권혁균 대표
입력 2014-09-10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