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앞두고 농산물 안전성 검사기관에 왠 돈다발?… 당사자는 “황당”

입력 2014-09-10 15:07
추석 연휴를 앞두고 농산물 안전성을 검사하는 기관에 돈다발이 배달돼 해당 기관이 조사에 나섰다.

10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NAQS) 경기지원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4시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소재 경기지원 방호실에 20∼30대로 보이는 여성이 노란색 대봉투를 전달했다.

이 여성은 자신을 퀵서비스 직원이라고 밝힌 뒤 조사분석과 소속 직원인 이모(7급)씨에게 봉투를 전달해 달라는 말을 남긴 채 사라졌다.

방호실 관계자로부터 대봉투를 받은 이씨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뜯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대봉투 3개로 겹겹이 말려 있는 안에서는 5만원권 80장, 1만원권 30장 등 모두 430만원이 나왔다.

이씨는 소속 부서장에게 알렸고 부서장과 함께 행동강령책임관인 운영지원과장에게 보고했다.

운영지원과는 이 사건이 명절을 앞두고 부적합 농산물을 단속했던 이씨의 업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씨가 분석 중인 시료의 유통업체와 생산지를 확인했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CCTV도 확인했지만 영상이 흐릿해 여성의 인상착의를 확인하지 못했다.

경기지원은 이 돈이 피검사 농가에서 보낸 뇌물이거나 분석 결과에 불만을 품은 농가가 이씨를 해하려고 의도적로 보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경기지원은 일단 전달된 현금에 대해 반환공고를 한 뒤 2주 뒤인 18일까지 전달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국고로 귀속할 방침이다.

경기지원 관계자는 “필요하면 수사 의뢰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