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침대 먼지 세균이 분비하는 ‘나노소포체’ 원인
침대 먼지에 세균이 분비하는 ‘나노소포체’가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암 등의 발병 위험성을 높인다는 국내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 이화융합의학연구원 김윤근 원장(사진)은 포스텍, 서울아산병원, 단국대병원 공동 연구팀과 함께 동물실험과 625명의 환자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대조군 100명,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 200명, 폐암 환자 325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아파트 침대에서 수집한 먼지에 세균이 분비하는 ‘나노소포체(Nanovesicles)’가 대량 존재하며, 이러한 나노소포체가 기도에 심한 염증 반응을 유발해 중증천식, 폐기종,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암 등의 발병 위험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세균이 분비하는 나노소포체는 세포 사이에 정보 교환을 목적으로 분비하는 나노미터 크기의 물질로 초미세먼지에 해당한다. 이를 사람이 흡입했을 때는 폐포내 대식세포뿐만 아니라 기도 상피세포에도 흡수돼 기도에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연구팀이 소아에 있어 아파트 침대에서 분리한 나노소포체의 위해성을 평가한 임상연구에 의하면 정상 소아는 나노소포체에 약 5%가 감작(Sensitization, 먼지 속에 있는 나노소포체가 흡입돼 우리 몸에 나노소포체 항원의 항체가 생성된 것)돼 있는 반면, 소아 천식환자의 경우 환자의 반 이상이 감작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는 실내 먼지에 존재하는 나노소포체에 노출되는 것이 소아 천식의 중요한 위험 인자임을 밝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성인에게 미치는 위해성이다. 이번 분석에서 연구팀은 나이, 성별, 흡연력과 상관없이 나노소포체에 감작된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발생이 8배나 높았고 폐암의 경우에는 흡연과 상관없이 38.7배의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흡연 이외에도 아파트 실내 먼지에 다량으로 존재하는 세균이 분비하는 나노소포체가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뿐만 아니라 폐암 발생에 중요한 위험 인자임을 세계 최초로 밝힌 연구결과이다.
이에 대해 김윤근 이화융합의학연구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아파트 실내 먼지, 특히 침대 먼지가 폐암, 만성폐쇄성폐질환 발생의 원인 인자로 작용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폐질환 진단 키트와 백신 개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알레르기학회의 저널인 2012년 Allergy 저널과 2013년 Clinical & Experimental Allergy 저널에 각각 게재된 바 있으며, 국제 천식 및 알레르기학회, 국제 세포밖소포체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바 있다.
송병기 기자
‘침대 먼지’, 천식·폐암 등 발생 위험 높인다
입력 2014-09-10 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