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한민구 국방장관에 식칼·협박편지 든 소포 배달

입력 2014-09-05 11:13
사진=국방부 제공
사진=국방부 제공
사진=국방부 제공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협박하는 내용의 괴소포가 발견돼 군·경 합동조사반이 20대로 추정되는 발송자를 추적하고 있다.

국방부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 앞으로 배달 중이던 괴소포에서 한 장관을 협박하는 편지와 식칼, 백색가루가 담긴 것이 발견됐다고 5일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자로 발송된 이 소포 겉포장에 ‘이태원로 22/용산 3가 한민구’로 적혀 있었다. 이 소포는 수신 주소가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아 주소불명으로 첫 발송처인 택배회사 은평지점으로 반송됐다. 국방부 장관이 수신처임을 다시 확인한 택배회사 직원이 재발송을 위해 박스를 다시 포장하던 과정에서 식칼 등이 발견됐다.

지난달 28일 신고를 받은 국방부는 군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소포 발송자 추적을 통해 최초 접수처가 서울 은평구 소재 모 편의점임을 확인하고 이 점포의 CCTV 영상을 확보해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괴소포에 동봉된 협박 편지는 ‘국제평화행동단’이라는 명의로 작성됐으며, 한 장관이 취임 이후 북한에 대해 강경발언을 한 것을 문제 삼으면서 한 장관 가족들의 신변까지 위협했다.

이 편지에는 한 장관에 대해 “그놈의 주둥이를 함부로 놀려 기어이 한반도에 핵전쟁의 불구름을 불러오느냐. 네놈을 그냥 두고서는 우리 국민이 다 죽을 것 같아 처단하기로 결심했다”고 협박했다.

소포에 동봉된 32.8㎝ 길이의 식칼 양쪽 칼날 면에는 빨간색으로 ‘한민구’ ‘처단’이라는 글씨가 각각 적혀 있었다. 20여㎎ 분량의 백색가루는 밀가루로 최종 확인됐다.

군 합동조사반은 용의자가 협박편지에서 북한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썼다는 점에서 대공용의점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CCTV에 찍힌 소포 발송 장면을 보면 용의자는 검은색 상·하의에 검은 모자를 눌러 쓰고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연령은 20∼30대로 추정됐다.

군 합동조사반은 소포가 발송된 연신내를 중심으로 주변상가의 CCTV 영상은 물론, 탑승 가능한 버스와 이동경로 상의 CCTV 영상까지 확보해 판독 중이다. 판독 결과를 토대로 용의자의 은신 장소와 주거지를 추적할 방침이다.

서정학 기자 mideu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