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420g’ 초미숙아 분당서울대병원서 석달만에 2.6㎏로 커서 퇴원

입력 2014-09-04 16:26

임신 25주 3일만에 체중 420g의 몸을 갖고 태어난 초극소 저체중아(초미숙아)가 분당서울대병원의 의료진의 석 달여간 보살핌을 받고 건강을 완전히 회복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병원장 이철희)은 지난 5월 21일 임신 25주 3일(178일)만에 420g의 몸무게로 태어난 초미숙아 김모양이 신생아집중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마치고 105일 만인 지난 2일 건강을 완전히 회복, 체중 2.63kg 상태로 퇴원했다고 4일 밝혔다.

의학계에서는 임신주기 24주 미만, 체중 500g 미만의 초미숙아는 생존한계로 여긴다. 그런데 이 아기는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기고 몸무게를 여섯 배 이상 블렸고, 키도 출생 당시보다 16㎝가 더 자란 44㎝까지 자랐다.

양수가 충분하지 못했던 엄마뱃속에서 많은 스트레스가 받으며 성장이 더뎠던 아기는 응급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남들보다 일찍 세상 빛을 보게 되었다. 아기는 모든 것이 너무 작았다. 의료진은 치료하는 손길 하나하나에 조심스러웠고 숨조차 혼자 쉴 수 없어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며 많은 고비를 넘겨야 했다. 동맥관개존증이라는 심장기형으로 구하기 어려운 약도 사용했고 수유 진행이 어려워 금식도 자주 했다. 그래도 살겠다는 아기의 의지와 지극한 부모의 사랑으로 한 고비 한 고비 잘 넘겼다.

아기의 엄마 박수빈(26) 씨는 “너무 일찍 태어나 미안한 마음과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을지 많은 걱정이 있었지만 기도와 하나님의 축복으로 점점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이젠 걱정보다는 앞으로 함께 할 삶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생아집중치료센터장 최창원 교수는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아기의 앞날을 축복한다”며 “아팠던 기억은 잊고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라고, 내후년 신생아집중치료센터 홈커밍데이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