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안산시내에 내걸렸던 세월호 희생자 추모 현수막을 떼어낸 남성들은 인근 동네 상인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안산시 단원구 고잔신도시 유흥업소 사장인 A(52)씨 등 4명을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죄’는 밉지만 세월호 참사이후 생계가 막막해진 상인들이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는 동정론도 일고 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들 상인들은 같은 주민으로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
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장사가 안되는 것이 현수막 때문이라는 생각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손님이 끊어진 상황에서 더 이상 이대로 살수는 없다는 생각에 ‘실천’에 나선 것.
A씨는 다른 상인 2명과 함께 지난달 26일 오전 2시 40분쯤 승합차 한 대를 빌려 가계근처인 안산시민광장(25시 광장) 주변에 걸려 있는 현수막 24개를 떼어내 근처 쓰레기통에 몰래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CCTV를 통해 이들의 이동경로를 추적해 검거했다
한편 경찰은 이들과 별도로 지난달 23일 오후 10시 16분쯤 단원구 고잔동 한 놀이터에 설치된 현수막 1개를 떼어낸 B(55·자영업)씨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최대 피해지역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제거한 것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한편으론 생계곤란을 겪는 상인들이 오죽했으면 이런 일까지 했을까,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세월호 현수막 뗀 범인들, 누군가 했더니 참…
입력 2014-09-04 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