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카사노바, 여성 4명에게서 1억원 가까이 뜯어내

입력 2014-09-04 11:02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영화 '카사노바'의 한 장면. 국민일보DB

재력가 행세하며 4명의 국내외 여성에게서 9500여만원을 뜯어낸 글로벌한 카사노바가 구속됐다.

경기도 일산경찰서는 4일 재력가 행세를 하며 국내외 여성들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조모(41)씨를 구속했다.

조씨는 2010년 7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신모(29·여)씨 등 여성 4명과 교제하며 피해 여성 명의로 고급 외제차를 구입하고 신용카드를 빌려 유흥비로 탕진하고 갚지 않는 등 모두 95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조씨는 지인의 소개로 만난 여성들에게 "경기 화성 동탄 토지 보상금 140억원이 있다"며 접근해 환심을 샀다.

이후 연인 행세를 하며 조씨는 "사업 때문에 급전이 필요하니 신용카드를 빌려주면 바로 갚겠다"며 돈과 신용카드 등을 빌렸다.

그러나 이미 신용불량자인 조씨는 돈을 갚을 능력도 의지도 없었다.

수상한 점을 눈치 챈 신씨가 조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자 조씨는 2013년 8월 인도네시아로 도주했다.

조씨는 이곳에서도 현지 여성(30)에게 접근해 연인관계로 지내며 돈을 뜯어내다가 결혼할 것을 요구받자 폭력을 휘둘러 인도네시아 교도소에 수감되기도 했다.

경찰은 조씨가 만기 출소하는 날 인도네시아 경찰과 공조해 조씨를 검거했다.

피해 여성들은 대부분 평범한 직장인들로, 일부는 "(조씨에게) 진정성이 느껴졌고 지금도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진술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사기와 혼인빙자 간음 등 전과가 있는 조씨에게 당한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