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선수 성장에 고무된 한국테니스

입력 2014-09-03 16:42
한국 테니스가 정현(18·삼일공고) 이덕희(16·마포고) 등 주니어 선수들의 착실한 성장에 고무돼 있다.

이덕희(세계 주니어랭킹 10위)는 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의 빌리진 킹 국립테니스코트에서 열린 US오픈 주니어부 남자단식 2회전에서 수미트 네이갈(주니어 44위·인도)을 2대 0(6-2 6-2)으로 물리치고 16강에 진출했다. 이덕희의 다음 상대는 헨리크 비어숄름(주니어 52위·미국)이다. 이덕희가 이 대회 16강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현대자동차와 KDB금융그룹의 후원을 받는 이덕희는 복식에서도 호주의 마크 폴먼스와 한조를 이뤄 1회전을 통과했다.

청각장애자이지만 테니스 선수로 착실한 엘리트코스를 밟고 있는 그는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세계랭킹 2위 라파엘 나달이 참여하고 있는 스페인의 BTT아카데미에서 집중적인 훈련을 받았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서브가 보강되고 경기운영 능력이 한단계 성숙해져 7월 홍콩퓨처스대회에서 최연소로 우승했고 8월 난징국제주니어대회서도 단식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윔블던 주니어부 단식 준우승자인 정현(세계랭킹 249위)은 올해 국가대표로 발탁되면서 어린 나이에 데이비스컵에도 출전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대표로 뽑힌 그는 이번 US오픈 시니어부에 도전했지만 예선 2차전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 방콕오픈챌린저대회(총상금 5만달러)에서 톱시드인 소에다 고(106위·일본)와 조던 톰프슨(278위·호주)을 제압, 국내선수 최연소로 챌린저급 대회에서 우승했다. 랭킹 포인트 80점을 받은 정현은 이달 중순 US오픈이 끝난 뒤 발표될 세계랭킹에서 180위대까지 순위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남자선수가 200위 이내에 든 것은 2010년 2월 1일 197위에 오른 임규태가 마지막이었다. 삼성증권의 후원으로 착실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정현이 100위권에 오르면 ATP투어 대회에서 활약할 수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