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중신학회는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민중의 하나님과 내면의 빛’을 주제로 월례세미나를 열었다. 주 발제자로 나선 한신대 이정순 교수는 ‘민중신학과 퀘이커신학의 대화’를 제목으로 한 발제에서 “한국교회는 비폭력·평등·평화 추구한 퀘이커 신앙 주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퀘이커는 17세기 중반 영국 랭커셔 지방에서 생긴 기독교의 한 종파로 사회개혁에 초점을 맞추고여러 세대에 걸쳐 노예제 철폐와 여성들의 권리 신장, 사형제도 폐지와 형법 개혁, 정신병자들에 대한 보호 등을 주장해왔다.
이 교수는 “초기 퀘이커 교도들은 주로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농민들로 당시 정치와 종교를 지배하던 영국 국교회의 타락한 현실에 반기를 들었다”며 “또 제도와 형식의 굴레를 벗어나 모든 인간의 영적인 평등을 외쳤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이들은 하나님 외에는 그 어떠한 권위에도 복종하지 않았고 어떤 폭력에도 비폭력 투쟁으로 맞서왔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크다”고 설명했다. 민중신학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는 1970년대 한국 민중의 고난과 억압의 현장에서 민중신학이 태동해 개인과 교회의 울타리에서만 존재하던 하나님의 개념을 민중이 고통당하는 역사의 현장에 함께하는 하나님으로 확대시켰다”며 “민중신학에 대한 관심이 적어진 현재 퀘이커 신학은 한국신학에 귀중한 신학적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이 시대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들 머리 숙여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또 이웃과 사회를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할 때인 것 같다”며 “이런 엄숙한 시기에 이른바 사회의 지도층이라고 하는 자들의 계속된 망언으로 희생자 유가족들의 마음에 이중삼중으로 아픔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회의 소외되고 아픈 자들을 위로하고 보듬어야 할 종교인 중 일부가 본분을 잊고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더 큰마음의 상처를 주는 죄악을 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한국교회는 퀘이커의 신앙을 닮아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그 가족과 함께 울고 위로하며 세상에 희망을 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한국교회, 비폭력·평등·평화 추구한 퀘이커 신앙 주목해야
입력 2014-09-03 1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