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돈벌어 서울서 쓴다… 부산백화점들 ‘민낯’

입력 2014-09-02 13:56
사진=부산 중구 광복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광복점. 국민일보DB

부산지역 대형백화점의 지역은행(지역에 본사를 둔 금융기관) 이용실적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백화점들의 본사가 모두 서울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부산에서 번 돈이 부산에 머물러있지 않고 서울로 빠져나갔다는 뜻이다.

이같은 사실은 부산시가 2일 공개한 부산의 7개 백화점을 대상으로 한 ‘지역은행 활용 실적’조사에서 밝혀졌다.

부산에는 현재 롯데 4개 점포 등 신세계, 현대, NC 등 7개의 백화점이 운영중이다.

이 조사 자료를 보면 롯데백화점은 연간 1조9365억원이나 되는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지역은행에 예치한 돈은 월평균 116억2천500만원에 그쳤다. 그나마 지역은행 월평균 잔고는 고작 23억6천만원에 불과했다.

연간 매출 2595억원의 현대화점과 1154억원의 NC백화점은 단 한 푼도 지역은행에 예치하지 않았다.

연간 매출은 8539억원에 달하는 신세계는 그나마 4개 백화점 가운데 가장 많은 월평균 724억원을 지역은행에 예치했는데 금방 빼가는 바람에 월평균 잔고는 7억원에 머물렀다.또한 4개 백화점 가운데 주 거래은행으로 지역은행을 이용하는 곳은 한 곳도 없고, 백화점 직원들이 지방은행통장을 급여통장으로 이용하는 실적도 저조했다.

신세계는 424명의 직원 가운데 173명, 현대는 107명 가운데 12명만 지역은행을 이용했고, NC는 한 명도 없었다. 롯데는 아예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지역은행 법인카드 이용 실적도 롯데, 신세계, NC는 아예 없었고 현대는 겨우 3000만원에 그쳤다.

지역은행에 1년 이상 장기예금을 예치한 실적 조사에서도 신세계와 현대, NC는 단 한 푼의 실적도 없었다.

한편, 부산시는 서울에 본사를 둔 8개 대형할인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지역은행 활용 실적도 함께 조사했는데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6개 기업이 단 한 푼도 지역은행에 맡기지 않고 바로 본사로 송금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