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라이트가 장악하나?... 방통위, 이인호 이사 추천

입력 2014-09-01 14:39
사진=국민일보DB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가 ‘뉴라이트’ 성향의 이인호(79) 서울대 명예교수를 공석중인 KBS 보궐이사 자리에 추천하기로 의결해 논란이 예상된다.

방통위는 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달 25일 물러난 이길영 전 이사장 후임에 이 명예교수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표결을 앞두고 야권 추천 상임이사 2명이 반대하며 퇴장했지만 여당 추천이사들의 다수결에 의해 통과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KBS 내부에서는 이 신임이사 후보자가 왜곡 논란을 빚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를 옹호하고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의 강연에 감동받았다는 발언을 하는 등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어서 갈등이 예상된다.

우선 야권 추천 위원 2인은 거세게 반발했다. 고삼석 상임위원은 “KBS 이사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토론·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회의(종료)시간까지 정해놓고 처리하는 게 과연 상식적인 일인가”라고 반발하며 “합의제이면서 독립적인 방통위의 권위를 스스로 갉아먹는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언론노조 KBS본부도 지난 8월 30일 성명을 내고 “전광석화처럼 진행되는 (방통위의) KBS 이사 선임절차 뒤에는 청와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며 “임기를 1년여 남긴 시점에서 이길영 이사장의 석연찮은 전격 사퇴, 절차와 검증을 무시한 발빠른 방통위의 선임일정, 청와대 입맛에 맞는 인물 내정까지 일련의 흐름은 KBS를 장악하겠다는 박근혜 정권의 기획 하에 퍼즐처럼 짜맞춰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KBS 이사는 방송법 제 46조제3항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인호 이사의 임기는 전임 이길영 이사의 잔임기간인 2015년 8월 31일까지다.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호선으로 임명돼 이인호 이사가 이사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