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개신교에서 처음 설립했던 신용협동조합이 37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부산영락신협은 최근 영락교회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구덕신협에 흡수 합병되는 인준허락을 마무리했다고 31일 밝혔다.
영락신협은 1977년 부산 부민동 부산영락교회 당회가 피난민 교우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출발한 교인들의 협동정신으로 조직됐다. 영락교회 교인들은 대부분 국제시장 상인들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았다. 오늘날 부산영락교회의 영적인 기초를 놓은 것은 고 한경직 목사와 고 고현봉 목사였지만, 경제적 윤택을 가져다 준 것은 영락신협이었다. 나눔의 정신이 담긴 경제적 지원이 오늘날 부유한 경제적 토대를 갖추게 되었고 신협의 역할이 컸다.
영락신협은 부산영락교회 초창기 교인들이 만들어 놓은 토대위에 착실히 잘 꾸려왔다. 그런데 신협이 중앙의 신협에 좌우되지 않고 금융감독원의 지시와 간섭을 받다보니 작은 규모의 신협은 통·폐합의 권고가 있었고, 자본금 300억원 이하는 같은 지역 신협끼리 합병할 것을 권고해 왔다. 부산 청십자 신협의 경우 30년 역사 속에서 지금은 800억원의 자본금이 모였고, 이사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직원들이 교계와 잘 융합하여 서로 도와주는 교계의 큰 대들보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영락신협이 자본금을 제대로 모으지 못한 것이 이번 흡수·통합의 가장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신협의 효시인 성가신협은 1960년 5월 메리 가브리엘 수녀가 부산 메리놀병원에서 성분도병원과 카톨릭구제회의 임직원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됐다. 신협운동의 정신은 ‘자조, 자립, 협동’신협운동의 3대 실천사항은 잘 살기위한 경제운동이고, 사회를 밝힐 교육운동이고, 더불어 사는 윤리운동이다. 다시 말해 가난한 백성들이, 가난한 이웃끼리 도와가면서 선한 사마리아인을 돕는 예수그리스도 정신을 바탕으로 금융으로 품앗이하는 운동으로 출발됐다. 우리나라 신협은 자산규모 36조원으로 미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세계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부산 개신교 첫 신협,부산영락신협 ‘역사속으로’
입력 2014-08-31 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