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정신 구현되는 중부권 최고 대학으로 키우겠다"

입력 2014-08-31 09:42
본지 정재학 기자와 인터뷰하는 박노권 총장.
-급변하는 대학 구조조정 환경 속에 목원대학교의 발전 방안은.

“신입생 수 감소로 인한 재정압박, 대학평가와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어려운 환경을 오히려 대학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우리 대학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원대가 감리교단에 의해 설립된 기독교학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즉 건학정신으로 돌아가는 게 대학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본질로 돌아가는 것, 그 속에서 대학의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 기독교학교로서 정체성을 잘 유지하려면 학교 법인의 재정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학발전기금 모금위원회를 통한 체계적인 기금모금에 나설 것이다. 최소 50억 원을 목표로, 내가 먼저 1억 원을 약정할 것이다. 많은 동문들이 이미 기금을 약정했다. 구조개편을 통한 재정 감소, 총장 관사를 사용하지 않는 등 불필요한 예산을 억제하는 것도 필요하다. 중대형 외부연구 과제를 수주하는 데도 진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산학협력 실적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제도를 강화하겠다.”

-건학 이념인 기독교정신 복음 전파를 위한 방안은.

“예산을 과감하게 투자해 채플을 실질적으로 활성화하겠다. 채플의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겠다. 채플을 즐겁고 유익하게 하기 위해 목사가 아닌 유명 강사를 초청하겠다. 기독교개론도 시청각교재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나는 신학대학 교수이고 목사다. 건학이념 구현이 나에게는 중요한 이슈이고, 앞으로 목원대가 대학 간 무한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도 학교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 교목실의 활동을 강화할 것이다. 각 단대 별로 담당교목이 선교와 상담을 맡아 학원 내 선교를 지원하도록 하겠다. 현재 모든 학생들이 채플을 4학기 이수해야 한다. 매주 5000여명의 학생들이 채플에 참석한다. 믿지 않는 학생들, 삶의 의미를 찾는 젊은이들이 참석하는 채플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교회와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신앙, 교육, 봉사, 공연 등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교수, 직원, 학생 등 소그룹 신앙모임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화요일 아침 경건회, 연 1회 영성수련회를 마련해 대학 구성원들의 신앙생활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겠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기독교대학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봉사센터의 기능을 강화하고 대학 앞거리를 대학 복합 문화공간이자 기독교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저녁 찬양단 길거리 활동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목원대가 지향하는 발전 목표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대학의 근본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교수들은 마음껏 연구하고 가르치고, 직원들은 보람을 느끼며 즐겁게 일하고, 학생들은 꿈과 열정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는 그런 모습이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건강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학생들이 오고 싶어 하는 대전 충남 제1의 명문사학을 만드는 게 목표다.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비교과 과정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취업준비 관련 동아리, 외국어, 심화학습, 음악·미술활동 등 다양한 비교과 과정이 있다. 이런 과정을 강화하면 교수와 학생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이는 학생들의 교육만족도를 높게 하고 정부 평가에서 요구하는 사업들의 중요한 실적도 된다. 따라서 졸업 전까지 최소 5개 정도의 비교과 과목을 이수해야 하는 졸업인증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세계화 시대 속에서 외국 대학들과의 실질적인 교류도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 학생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세계를 꿈꿀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신학대학은 매년 7~8명을 미국 뉴욕지역에 한 달간 보내고 있고, 유럽과 아시아지역을 매 방학 때마다 2팀 이상을 파견해왔다. 매 학기 외국학자들을 초청해 강의를 듣도록 했는데, 우리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우리 대학의 좋은 제도인 ‘3+1’을 계속 발전시키는 일도 중요하다고 본다. 연구는 교수의 당연한 의무다. 대학평가 및 각종사업 신청에서도 중요한 지표다. 당연히 연구 활동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지원을 강화해나가겠다.”

-목원대의 자랑은.

“선교사가 세운 신학대학이 뿌리이기 때문에 4000여 목회자들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학교에 대한 애정이 그 어떤 학교보다 크다는 것이 자랑이다. 아름답고 쾌적한 캠퍼스, 숲과 붉은 색 지붕의 건물들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도안신도시 개발로 학교 주변에 아파트단지와 많은 상가가 형성돼 학생들의 생활이 편리해지고 접근성도 좋아졌다. 교수들과 직원들의 잠재력이 대전 충남지역 타 대학에 비해 우수하다. ACE 선정과 특성화 4개 분야 선정이 그 방증이다. 모든 교수, 직원들이 연봉의 5%를 발전기금으로 내는 등 희생과 인내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왔다. 이런 힘이 목원대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기독교대학의 사회적 역할은.

“기독교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이를 근거로 학교 운영을 해간다면 교육시스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우수한 인재를 많이 배출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면 기독교대학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고 할 수 있다. 기독교 정신에 기반 한 인재는 사회의 약자, 소외된 자를 돌보고, 사회의 잘못된 흐름에 대해서도 시정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봉사센터와 사회복지학과, 다문화센터 등을 중심으로 청소년가장, 독거노인, 양로원과 고아원, 학생멘토 프로그램, 탈북자 가정 등 어려운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돕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교수들은 정부기관이나 신문칼럼, 방송매체 등을 통해 전문 분야에서 나름대로 건강한 사회를 위한 좋은 제언들을 해주고 있다.”

-내부에 잔존하는 갈등 해소 방안은.

“많은 교수님들에게 늘 들어오던 말씀이 있다. ‘소통이 문제’라는 얘기였다.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소통하는 총장이 되겠다. 의사소통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의 창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 갈등은 서로 다른 방식의 학교발전에 대한 주장이다. 이런 주장을 잘 조화하고 생산적으로 승화시킨다면 갈등은 충분히 해소될 것으로 믿는다. 특히 학장, 교수, 행정부서 담당자들과의 정기적 대화는 물론 매주 화요일 아침 경건회 후 총장이 직접 얼굴을 대하고 학내·외 현안들을 간단히 소개하고 질의응답도 하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갖도록 하겠다. 각 대학의 학장도 단과대학 별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 그래야 교무위원회에서 각 대학의 입장이 분명히 반영되고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다. 중요한 학사관련 문제나 제도 개선, 대규모 재정 지출이 소요되는 사업 등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한가지만을 말한다면.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다. 한 가지만 꼽으라면 학생들의 변화다. 어쩔 수 없이, 또는 아무 생각 없이 목원대에 입학한 학생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4년간의 교육과정을 통해 미래에 대한 꿈을 갖고 자신에 대한 자존감과 열정을 갖도록 만들어 주고 싶다. 그래서 목원대에 입학하면 바뀐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

-재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10여 년간 학생상담센터에서 센터장으로 일한 적이 있다. 학생들 심리검사도 하고 상담을 하는 게 주요 일과였다. 학생들이 갖는 고민 중 대부분은 자기 전공에 대한 자신감 결여,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이성 관계를 포함한 친구관계였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비교의식에서 오는 열등감 같은 자신감과 자존님의 문제였다. 학생들이 주어진 현실을 솔직히 직면하고 받아들이고, 그리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금만 눈을 들고 보면 정말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우리 학교만 해도 비교과 과정에 좋은 프로그램이 많고, 취미 활동이나 운동 등 동아리도 풍성하고, 외국 탐방이나 인턴 연수, 교환학생, 3+1제도 등 다양한 활동이 있다. 이러한 모든 기회들에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기를 바란다.”

-목원대 출신 동문들에게 하고픈 말은.

“보통 학교 구성원이라고 하면 교수, 직원, 학생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빼놓을 수 없이 중요한 구성원은 동문이다. 그래서 ‘꿈과 열정이 있는 건강한 교육공동체 목원대학교’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엠블렘도 교수, 직원, 학생, 동문을 4개 단체로 하는 교육공동체 상징으로 제작하였다. 동문들이 사회의 구석구석에서 최선을 다해 모교의 이미지를 높여주고 학교에 대해 늘 좋은 소문을 만들어주면 큰 힘이 될 것이다. 학교에서도 동문들이 자랑스럽게 학교를 소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좋은 학교를 만들어가겠다.“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성경에 보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여러 지체로 이루어짐을 얘기하면서 하나의 비유를 들고 있다. 눈의 역할, 입의 역할, 팔·다리의 역할, 발의 역할…. 각기 다양하지만 서로 도와가면서 한 몸을 만든다고 말한다. 서로의 위치에 대해 불평하기보다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할 때 이것이 조화를 이루어 좋은 몸을 구성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학교도 다양한 구성원, 다양한 역할로 이루어진다. 경비의 역할, 청소하는 우리 어머니들의 역할, 학교 재정을 다루거나 학교를 관리하는 사람의 역할, 꿈을 가지고 공부하는 학생의 역할, 가르치는 교수의 역할…. 서로가 존중하며 자기의 역할에 충실할 때 목원대는 건강한 학교가 되고 건강한 교육공동체를 이루어갈 수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할 때, 개인에게도 만족이 있고 발전이 있지만, 이것은 곧 학교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다시 이는 우리 모두에게 감사의 조건이 될 것이다. 이러한 마음으로 서로 돕고 이해하고 함께 일 해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부탁드린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