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메뚜기떼의 습격… 해남 들녘 쑥대밭

입력 2014-08-29 17:06
사진=기사내용과 직접 관련없음. 국민일보DB

수십억 마리 메뚜기떼의 습격에 가을걷이를 앞둔 전남 해남의 들녘이 쑥대밭이 됐다.

29일 목격자 등에 따르면 전남 해남군 산이면 덕호마을에 갑자기 메뚜기떼가 나타나 영글어가는 벼를 습격했다. 마을 앞 논 2㏊가 순식간에 피해를 입었고 일부 논은 낟알까지 먹어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눈앞에서 일년 농사를 망쳐버린 이병길(53)씨는 “처음 본 메뚜기떼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새까맣게 벼에 달라붙어 잎이며 줄기, 심지어 낟알까지 갉아먹어 쑥대밭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사흘 전부터 출현한 메뚜기떼로 피해면적이 4000여㎡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메뚜기떼는 논 5㏊와 친환경 간척농지 20㏊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남군농업기술센터 안병용 작물환경담당은 “메뚜기떼는 허물을 벗고 막 나온 유충 형태로 날개 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벼 등을 닥치는대로 갉아먹고 있다”면서 “어떤 종인지 정확한 분석을 위해 농업과학기술원에 의뢰해 놨다”고 설명했다.

안 담당은 “25㏊ 농경지에 메뚜기떼가 시커멓게 무리지어 뛰어다니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수십억 마리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나타난 메뚜기가 벼메뚜기의 한 종(種)인 ‘두꺼비메뚜기“로 추정하기도 했다.

해남군은 메뚜기떼 피해가 늘어나자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29일 오후 친환경 살충제로 긴급 방제 작업을 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