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악취가 심해 아시안게임 개최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송도에서는 아시안게임 기간 소프트볼·사이클·비치발리볼·트라이애슬론·마라톤 등 야외에서 많은 종목의 경기가 열린다.
그러나 대회 개막을 3주 남짓 남긴 상황에서도 송도 인근 승기하수처리장·남동유수지·송도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등 환경기초시설에서 배출되는 악취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송도 LNG 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군 경기가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에서 발생한 악취 때문에 5회를 마친 뒤 콜드게임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선수들은 이날 바람이 별로 불지 않았는데도 참을 수 없는 악취가 났다고 전했다. 이 야구장은 아시안게임 소프트볼 경기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여기에 송도국제도시 인근 남동공단에서는 유해가스 유출사고가 잇따라 발생, 대회 관계자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날 낮에는 남동공단의 한 공장에서 염소가스 20ℓ가 유출, 근로자들이 긴급 대피했다. 앞서 지난 22일 도금공장에서는 염소산나트륨 10∼20ℓ가 유출돼 주변 근로자 22명이 구토와 두통 증세를 보이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때문에 송도의 악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외국 선수·임원에게 불쾌감을 주고 경기력 저하로까지 이어져 국제적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창일 인천시의원은 “송도 악취문제 해결을 위한 시의 근본적인 대책이 미흡하다”며 “아시안게임 기간뿐 아니라 대회 이후에도 악취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천시는 이와 관련, 마라톤 등 야외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악취 중점 관리 사업장의 근무시간을 경기 이외 시간대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20년째 운영 중인 승기하수처리장은 시설이 낡아 단순 설비 교체만으로는 방류수 수질기준을 준수하기 어렵다고 보고, 처리장 이전 또는 현 부지 내 지하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송도국제도시 악취 진동…아시안게임 개최 '비상'
입력 2014-08-26 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