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 악취 진동…아시안게임 개최 '비상'

입력 2014-08-26 16:43
인천시 연수구 송도LNG 야구장에서 인하공업전문대 항공운항과 학생들이 2014 아시안게임 소프트볼 시상식 연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악취가 심해 아시안게임 개최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송도에서는 아시안게임 기간 소프트볼·사이클·비치발리볼·트라이애슬론·마라톤 등 야외에서 많은 종목의 경기가 열린다.

그러나 대회 개막을 3주 남짓 남긴 상황에서도 송도 인근 승기하수처리장·남동유수지·송도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등 환경기초시설에서 배출되는 악취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송도 LNG 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군 경기가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에서 발생한 악취 때문에 5회를 마친 뒤 콜드게임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선수들은 이날 바람이 별로 불지 않았는데도 참을 수 없는 악취가 났다고 전했다. 이 야구장은 아시안게임 소프트볼 경기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여기에 송도국제도시 인근 남동공단에서는 유해가스 유출사고가 잇따라 발생, 대회 관계자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날 낮에는 남동공단의 한 공장에서 염소가스 20ℓ가 유출, 근로자들이 긴급 대피했다. 앞서 지난 22일 도금공장에서는 염소산나트륨 10∼20ℓ가 유출돼 주변 근로자 22명이 구토와 두통 증세를 보이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때문에 송도의 악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외국 선수·임원에게 불쾌감을 주고 경기력 저하로까지 이어져 국제적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창일 인천시의원은 “송도 악취문제 해결을 위한 시의 근본적인 대책이 미흡하다”며 “아시안게임 기간뿐 아니라 대회 이후에도 악취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천시는 이와 관련, 마라톤 등 야외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악취 중점 관리 사업장의 근무시간을 경기 이외 시간대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20년째 운영 중인 승기하수처리장은 시설이 낡아 단순 설비 교체만으로는 방류수 수질기준을 준수하기 어렵다고 보고, 처리장 이전 또는 현 부지 내 지하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