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등굣길 성남 '원터길'…결국 학교가 떠난다

입력 2014-08-25 13:53
고희영 성남 5대 시의원 블로그 캡처.

보행로 없는 위험한 통학로로 악명 높은 경기 성남 ‘원터길’ 주변 학교 3곳이 안전한 곳으로의 이전을 추진한다.

25일 성남시에 따르면 중원구 성남동 원터길 주변에서 중·고교 3곳을 운영 중인 학교법인 성일학원은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700여m 떨어진 하대원동 대원근린공원 내로 학교를 이전하겠다며 최근 시에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제안했다.

성일학원은 성일중, 성일고, 성일정보고 3곳(학생수 4000여명)을 대원근린공원(111만9000여㎡) 내 4만8000여㎡ 부지로 이전하겠다며 학교부지로 용도변경 해달라는 것이다.

성남동 1.2㎞ 왕복 2차로 원터길은 주변에 초교 2곳, 중학교 3곳, 고교 4곳 등 9개 학교 학생(1만1000여명)과 교직원(8000여명)이 매일 이용하는 통학로이지만 인도가 없어 차 사이를 다니며 통학해야 한다.

급기야 2009년 9월 등교 중인 여고생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성남동 주민들은 도로확장 대책위원회를 꾸려 대책 마련 요구에 나섰다. 그러나 시는 1600억원에 이르는 보상비와 이주대책(370여세대) 등을 이유로 도로 확장에 부정적이다.

시는 그동안 2009년 12월부터 원터길의 등하교 시간대 통행방식을 일방통행 가변차선제로 변경, 폭 3m의 한개 차로를 통학로로 확보해 임시 운영해왔다.

시는 “2010년 11월부터 학교법인과 학교 분산 배치를 협의해왔는데 최근 성일학원이 학생 안전을 고려해 학교 이전 의사를 밝혔다”며 “26일부터 9월3일까지 열리는 제205회 임시회기간 시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대원근린공원 부지 일부의 도시관리계획을 변경 고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는 성일학원 산하 3개 학교가 이전하면 원터길 이용 통학인원의 40%가량이 감소해 혼잡은 물론 사고 위험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