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서 납치됐던 미국인 기자가 억류 2년 만에 석방됐다고 CNN 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 격인 알 누스라 전선이 억류하고 있던 미국 기자 피터 테오 커티스의 신병을 이날 유엔 관계자에게 인도했다고 전했다. 커티스가 석방된 데는 카타르의 적극 중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참수된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의 비극 이후 우리는 커티스가 곧 집으로 돌아오리라는 기쁜 소식을 접하고 안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CNN 방송은 미국 정부가 이번 협상에 개입하지는 않았으나 비밀리에 석방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두 명의 법무부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커티스 가족은 성명을 내고 미국과 카타르 정부를 비롯해 석방 협상에 관계한 모든 이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커티스의 어머니인 낸시 커티스는 “카타르 정부의 협상 관계자로부터 인도적인 차원에서 석방을 중재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석방 대가로 돈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기자로 활동한 커티스는 2012년 10월 영어를 가르치려고 시리아로 들어가려다 터키 안타키야에서 납치됐다.
앞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는 19일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 폴리를 참수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IS는 당시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에서 또 다른 미국 기자를 억류하고 있다며 그의 생명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다음 행동에 달렸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를 자국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IS를 궤멸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시리아 공습을 시사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자 알 누스라 전선은 IS와 다르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커티스 석방’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알 누스라 전선과 IS는 원래 단일 조직이었으나 이념과 전술 차이로 결별했다고 전했다. 알 누스라 전선은 이후 알카에다의 지시를 따르고 있다.
서정학 기자 mideum@kmib.co.kr
시리아서 알카에다에 피랍된 美 기자, 억류 2년만에 석방
입력 2014-08-25 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