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 사이 각별… 보험금 10원도 안써” 유민아빠의 일성

입력 2014-08-24 16:43 수정 2014-08-24 17:24
사진=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인 김영오씨. 국민일보DB

“매달 비정규직 월급으로 대출 이자도 갚기 힘들게 살다보니 양육비를 꼬박꼬박 보내주지 못하고 몇 달에 한 번씩 보낼 때도 있었다.”

단식 중 건강악화로 병원에 입원한 ‘유민 아빠’ 김영오(47)씨가 10여년전 이혼한 뒤 두 딸에게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한 대답이다.

김씨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온갖 루머와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김씨는 “우리 부녀지간은 일년에 몇 번 안 보더라도 사랑이 각별했다”면서 “이혼하고 너무 힘들게 살다 보니 두 아이를 보고 싶어도 자주 못 보고, 사주고 싶어도 많이 사주지 못했던 것이 한이 맺히고 억장이 무너지기 때문에 목숨을 바쳐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두 달 전 학교에서 여행자 보험금 1억원이 나왔는데, 이혼한 부모에게는 보험금이 50 대 50으로 나온다”면서 “나는 우리 유민이한테 해준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만 하면 죄인이 된다. 그래서 보험금을 10원도 안 받고 유민 엄마에게 전액 양보했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유민이 앞에 놓고 보상금 얘기 두 번 다시 하지 않았으면 한다. 저는 지금 돈 10원도 필요 없고, 유민이가 왜 죽었는지 밝혀내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자신이 금속노조 소속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작년 7월 22일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노조 조합원이 돼 봤다”면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자동으로 조합원에 가입되게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노조 조합원을 떠나서 억울하게 죽은 부모의 입장으로서, 아빠로서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경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23일 김씨의 처남이라는 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올린 김씨를 비난한 것에 대해 “(유민이)외삼촌이란 분이 글을 올렸던 것을 유민이 엄마나 유나는 전혀 몰랐다”면서 “나중에 전해 듣고 동생에게 연락해 화를 냈고 글을 내렸는데 이 정도면 상황을 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국정원 요원들이 내려와 (김씨의 두 딸이) 어떻게 자라왔고 컸는지 쑤시고 다닌 것이 포착됐다”면서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으니까 치졸한 공작을 펴고 있는 것”이라고 정부를 정면 공격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국정원은 김영오씨의 두 딸이 어떻게 지내왔는지 조사한 사실이 없고 그 같은 지시를 한적이 없다"면서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국가기관에 대한 터무니없는 음해성 주장을 펼칠 것이 아니라 6하원칙에 입각해 구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