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가난을 먹고 자라는 질병임이 한국에서도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소속 질병관리본부는 18일 국회 보건복지위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에게 제공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소득수준 상위 25%의 비만 유병률이 30.1%를 기록해 하위 25%의 34.7%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문제는 증가율이다. 2008년 소득 상위 25%는 비만 유병률이 30%로 2013년 수치와 견줘 0.1% 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소득 하위 25%는 5년새 1.8% 포인트나 늘었다. 이는 최근 5년간 부자보다 빈자가 비만해질 확률이 18배 높았다는 의미다.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에서 소득과 비만의 상관관계 연구는 이미 고전이 됐다. 비만은 가난을 먹고 자란다는 경구까지 생겨났다. 이에 더해 피부과 및 성형외과 진료 횟수나 치아관련 치료 및 교정 기록이 부자와 빈자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인 의원은 자료를 공개하며 “비만은 건강 문제인 동시에 양극화와 연결되는 사회 문제”라며 “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한 이래 선진국의 비만규제 정책이 활성화 되고 있지만, 한국은 비만을 그저 게으름의 산물로 인식하고 있다”라며 정책 변화의 시급함을 호소했다. 학교에서 탄산음료를 규제하고 체육활동을 늘리는 등 해야할 일은 부지기수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비만은 가난을 먹고 자란다…소득하위 25% 비만유병률 18배 높아
입력 2014-08-18 1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