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눈쌀’ 있었지만… 돋보인 질서의식

입력 2014-08-16 13:37
사진=시복식이 열린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은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렸지만 그 어느때보다 질서의식이 돋보였다.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의 최대 행사인 시복미사는 큰 사고 없이 질서 있게 마무리 됐다.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시복식 현장에는 교황방한추진위원회가 초청장을 발송한 17만 명 외에도 많은 시민들이 교황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시복식 현장 입장이 시작된 새벽 4시부터 시민들이 몰리면서 장시간 기다림과 화장실 전쟁을 치르는 불편이 있었지만 경찰의 통제에 따라 질서 있는 시민 의식을 보여줬다.

가장 불편한 것은 화장실이었다. 행사장 곳곳에 간이 화장실을 설치됐지만 대부분 20m가 넘는 줄이 이어졌다. 특히 시청광장에는 여자 화장실 7개, 남자 화장실 1개 등 총 8개 화장실만이 마련됐다. 여자 화장실엔 80여 명씩 길게 줄 지어 섰고 남자도 한 곳에 40여명이 몰렸다. 시청 신청사 건물 화장실에도 사람들로 붐볐다.

오전 11시 50분쯤 시복식이 끝난 뒤 퇴장할 때도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에 따라 움직였다.

장내 아나운서는 “마산성당에서 오신 분들은 4번 게이트를 이용해 주시길 바라겠다” “수원 교구 2번에서 11번 계시는 분들은 5번 게이트로 퇴장하시겠다” 등 구역별 퇴장 순서를 알렸다.

신도들도 가지고 온 비닐봉지에 쓰레기를 담고 돗자리를 접는 등 공중도덕에 신경을 썼다.

장내 방송으로 분실물 습득 방송과 사람을 찾는 멘트가 나오기는 했으나 큰 소란은 없었다.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편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몰릴 것을 대비해 구역별 교통 이용 장소도 분산시켰다.

광화문 광장 인근 가게와 커피숍 등은 시복식을 구경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장소를 내줬다.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이 바로 보이면 스타벅스 광화문점은 이미 시복식을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창가 쪽으로 의자를 돌린 채 앉아 있었다. 눈으로는 창밖을 보고 귀로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중계방송하는 소리를 들으며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스타벅스 관계자 “좋은 날이니 만큼 특별히 제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교황 특수를 노렸던 노점상들은 울상을 지었다.

새벽부터 생수 등을 팔기 위해 나선 한 노점상은 “통제 구역 내에서 장사를 하지 못하도록 해서 오전 8시30분까지 생수 7개 판게 전부”라며 “시간이나 장소, 날시 모두 맞아야 장사가 되는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을지로역 입구에서 김밥을 판 노점상도 “시청역을 무정차 통과하기 때문에 대부분 을지로역에 내릴 것 같아 자리를 잡았다”면서 “(세월호 시위가 있었던) 어제보다 오늘 더 안 팔리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김미나, 양민철 기자 mina@km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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