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노란 리본’ 달고 미사 집전…세월호 유가족·생존 학생 면담도

입력 2014-08-15 15:30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미사’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방한 이틀째를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전달한 노란 리본을 달고 15일 대전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미사가 시작되기 직전 세월호 유가족과 단원고 생존 학생을 10여 분간 만나 위로하고 면담을 했다고 세월호 유가족 측이 전했다.

세월호 대책위원회 김병권 위원장은 이날 미사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 학생 36명이 오늘 미사에 참석했고 이 중 10명이 교황님을 기다리고 있다가 미사 직전 제의실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유가족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에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도록 해 달라고 말씀드렸고 단식 중인 세월호 희생 학생의 아버지를 광화문 미사 때 안아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안산에서 대전까지 900㎞가량 십자가를 메고 걸어온 희생자 아버지 김학일 씨도 “제의실에 300명의 억울하게 죽은 영혼이 십자가와 함께 있다. 억울하게 죽은 영혼과 함께 미사를 집전해 달라”고 교황에게 부탁했다.

이에 ‘“교황께서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김씨는 전했다.

유가족 측은 교황에게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유가족의 사진이 담긴 앨범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해 달라고 부탁하는 영문 편지도 전달했다. 유가족과 함께 교황을 면담한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 2명도 영어와 스페인어로 쓴 편지를 전했다.

유가족은 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 달라는 뜻에서 교황에게 노란 리본을 전달했다.

교황은 면담 직후 진행된 미사에 유가족이 준 노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나왔다.

교황은 이날 미사 삼종기도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 이 국가적인 대재앙의 결과로 지금도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위탁합시다”면서 “모든 한국인을 고통받게 한 비극적인 이 사건이 공동선을 위해 함께 협력하는 모든 이들의 책임과 연대성을 확인시켜 주었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축원했다.

서정학 기자 mideu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