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하루 앞둔 충북 음성 꽃동네… ‘차분’ ‘조용’

입력 2014-08-15 15:37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을 하루 앞둔 15일 충북 음성 꽃동네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하고 조용했다. 떠들썩한 준비보다는 평소의 꽃동네를 그대로 보여주려는 것이다. 꽃동네 입구에 환영 플래카드만 걸어 놓았을 뿐 차분한 분위기에서 교황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특별한 축하 이벤트도 계획하지 않고 있다. 시설별로 장애인들이 만든 그림이나 자수 등을 방의 벽에 걸어놓고 청소를 하는 것이 교황 맞이의 모든 것이다.

교황은 16일 오후 4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꽃동네를 방문해 장애인과 한국 천주교 수도자, 한국 천주교 평신도 지도자 등을 만난다. 이날 교황을 보기 위해 3만여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꽃동네 방문한다. 청주교구는 이 신자들을 위해 몽골텐트 300여개를 꽃동네 운동장에 설치하고 대형 LED 모니터 11대도 배치해 실시간으로 교황의 모습을 중계할 예정이다.

교황은 이날 음성에 도착하자마자 꽃동네 장애인들을 만난다. 전신 마비상태로 누워 음성 꽃동네의 한 시설에서 생활하는 오리나(23·여)씨와 뇌성마비로 양손을 전혀 쓰지 못하는 김인자(74)씨, 미혼모 엄마에게서 태어나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버림받아 꽃동네에 입소한 차필립보(9)군 등 아픔을 딛고 일어선 100명의 장애인들이다. 이들은 자수로 짠 교황 초상화와 발가락으로 접은 종이학, ‘복음의 기쁨’이라는 제목으로 수도자들이 제작한 음반을 교황에게 선물할 계획이다. 특수학교 꽃동네학교의 학생들은 교황 방문 때 선보일 공연을 위해 5개월 동안 준비했다.

교황은 태아동산으로 이동해 자신을 보호할 힘조차 없는 연약한 이들을 기억하며 무릎을 꿇고 기도할 계획이다. 팔다리가 없는 선천성 사지절단증 장애인으로 태어난 이구원 선교사와 만날 예정이다.

사랑의 연수원에서는 수도자들과 한마음으로 저녁 성무일도를 하면서 시작 선창과 마침 강복을 한국어로 진행할 예정이다. 교황은 평신도들과의 만남 후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된다. 교황은 한국 교회를 일궈낸 주인공인 평신도를 격려하고 이들이 지속적으로 세상에 기쁨과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줄 예정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교황 경호와 혹시 있을지 모를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교황 방문 일에 갑호 비상을 발령하고, 교통정리와 함께 각종 안전사고 대비해 수천 명을 꽃동네 주변 곳곳에 배치할 예정이다. 음성군은 교황방문을 지역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꽃동네 정문 인근에 농·특산물 판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주교구 이현로 신부는 “꽃동네는 신도들이 교황을 가장 근접해서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며칠 동안 잠을 못자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성=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