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4일 공식 일정 없이 세월호 정국 타개책마련에 부심했다. 그는 15일 원내대표 취임 100일을 맞이하지만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 후폭풍이 몰아치는 ‘폭풍의 언덕 위’에 서 있다. 여야는 하루 이틀 냉각기를 가지면서 물밑 조율을 해나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 출근하지 않았다. 대신 원내대표 취임 100일 메시지를 통해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던 폭풍 같은 100일을 걸어왔다”며 “폭풍을 뚫고 나가면 언젠간 무지개가 뜬다는 믿음으로 시련을 헤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합의과정에서 진통이 계속되고 있어 가슴 아프다”며 “(저에게 쏟아진 강한 비판은) 언젠가 국민들께서 이해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위터에 남긴 글에서 “교황이 인명 경시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재협상 요구에 적극적으로 임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정치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단 여당의 노력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국정감사, 정기국회, 당장 검토해야할 여러 법안 처리의 우선순위 등을 가리는 중”이라며 “당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대위 구성 등 체제정비, 조직강화특위 등 당내 현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공식 협상이 중단된 만큼 내부 추스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박 원내대표로서는 아직 출범조차 하지 못한 비대위 인선을 서둘러 끝내야 당 혁신 및 재건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정국 파행을 길게 끌고 가는 것은 여야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만큼 주말쯤 공식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을 것이란 관측이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 문제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몸부림쳐야지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새정치연합 중진의원들을 만나 여당의 입장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칩거한 박영선… 여야협상 냉각기
입력 2014-08-14 1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