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픈 눈물로 다시 무궁화를 만발케 하라
그 날 조선의 하늘이 그토록 검기만 했던 까닭은
그 때문이었습니까
그 검은 하늘 아래 조선의 희미한 등불은
현해탄에서 불어오는 일본의 야수적 폭풍에 꺼져 버렸고,
그 이후, 그토록 비오고 광풍이 부는 모진 세월들은
조선의 하늘에 태양도 달도 별들도 뜨지 않게 했습니다.
일제 36년의 어둡고 핏빛 감도는 하늘과 땅
연이라도 날려 구름 속에 감추어진
희망의 해를 보고 싶었건만 달조차 보지 못하여
울 밑에선 봉선화는 그토록 슬피 울며 피어야 했던가요
심장의 피가 펄펄 끓었던 불멸의 독립투사들이
한 사람씩 잡혀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갔고
이 땅의 남정네들은 대동아전쟁의 총알받이와 노무자로
꽃다운 조선의 누이들은 일본 군벌의 노리갯감으로 끌려갔습니다
그 치욕과 모멸의 세월들이여
그래도 우리 누이들의 눈동자에서는
희미한 별빛이 빛나고 있었으며
사할린으로 끌려간 조선의 아버지들도
새벽이슬을 맞으며 대한독립의 여명을 꿈꾸었습니다
그런 눈동자와 마주친 무수한 새벽 별빛이 모이고
사무친 영혼과 노래와 처절한 기도의 함성이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여
마침내 1945년 8월 15일 광복의 감격을 맞게 하였으니
그 날 백두에서 한라까지 삼천리 조선 땅은
태극기의 물결로 쓰나미를 이루었으며
그 물결은 오늘 대한민국의 번영의 파도로 휘몰아쳤습니다
그러나 그대들은 기억하고 있는가
지난 날 선조들이 당한 수치와 영욕의 역사들을
지금 죽어서도 울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민족의 영원한 어머니들이 짓밟혔던 치욕의 수치를
그대들은 기억하고 있는가
우린 지금 왜 조선 독립의 영광의 꽃만 기억하려 하는가
아, 수치를 기억하는 민족에게만 미래의 희망이 있거니
오늘 광복 69주년을 맞이하여
다시 우리 민족의 수치를 기억하며
광복의 기쁨을 목청껏 노래해야 하리라
우리의 가슴에서 사라져버린 태극기의 물결을 일으켜야 하리라
죽어서도 눈감지 못한 우리 어머니들의 눈물을 거름삼아
다시 무궁화 만발하는 통일 대한민국을 이루어야 하리라
한반도의 광야에 광복의 빛을 비춰주신 주여,
광복 69주년을 맞은 우리 조국이
다시 첫 새벽을 기다리는
들녘의 꽃들과 창공의 새들의 하모니와 함께
통일조국을 넘어 동북아의 중심이요, 세계 일류 국가로
다시 솟구치고 비상하게 하소서
아, 8.15 광복의 아침이여
민족의 대지를 깨우는 시리고 시린 새벽 발자국 소리여
그 새벽길에 피어난 선홍빛 봉선화의 사랑과 노래여
역사의 봄의 서판에 기록될
불멸의 꿈과 도저한 희망의 역사여!
소강석목사(새에덴교회, 시인)
소강석 목사 광복절 헌시… 그 아픈 눈물로 다시 무궁화를 만발케 하라
입력 2014-08-14 1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