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 드디어 '선배의 벽' 넘고 2연승

입력 2014-08-14 00:05 수정 2014-08-14 00:08
최용수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드디어 ‘윤성효 벽’ 넘은 최용수 감독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윤성효 부산 아이파크 감독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드디어 ‘선배의 벽’을 넘어섰다.

서울은 13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2014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전반 2분 파그너가 선제골을 넣을 때까지만 해도 “90분 안에 경기를 끝내겠다”고 한 윤 감독의 말 대로 경기가 흘러가는 듯했다.

서울 선수들은 전반 중반이 넘어가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고 박희성이 전반 39분 동점골을 넣었다.

그러나 부산의 골문은 더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연장 전반이 시작되자 부산의 반격이 더 거셌다.

최 감독은 경기 시작 전 윤 감독과는 반대로 “FA컵은 연장전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90분을 3등분해 경기를 준비했다”며 90분 안에 승부가 나지 않는 상황을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최 감독의 예상과 대처법은 그대로 적중했다.

최 감독은 3번째 30분이 시작될 무렵인 후반 16분 에스쿠데로와 몰리나를 투입했다. 이들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연장 10분 몰리나의 정확한 로빙 침투 패스를 에스쿠데로가 골키퍼 키를 넘기는 슈팅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최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상대가 어차피 급하게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부산이 느슨해진 틈을 타서 결정을 지어줄 수 있는 두 선수를 한 번에 넣었다. 교체 선수들이 제 역할을 다해줬다”며 씩 웃었다.

이날 경기 전만 해도 최 감독은 “윤 감독님의 수원 삼성 시절부터 그와의 경기를 앞두고는 수면제를 먹어야 할 정도로 잠이 안왔다. 처참했다. 이제 갚아줘야 할 때다”라면서 ‘윤성효 징크스’를 의식하는 모습이었다.

최 감독은 윤 감독만 만나면 작아지곤 했다. 윤 감독이 수원 사령탑이었을 때 전적은 1무 5패다.

윤 감독이 부산으로 옮긴 뒤에는 이날 경기 전까지 3승 1무 3패로 팽팽했지만 가장 중요했던 지난해 FA컵 8강에서 졌다.

지난 10일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경기에서 부산에 2-0으로 승리한 최 감독은 이날 승리로 윤 감독을 상대로 첫 2연승을 거뒀다.

그동안 중요한 순간마다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동래고-연세대 선배 윤 감독을 ‘전략’으로 넘어선 경기였던 셈이다.

(부산=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