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교사 두둔·독립자금 착복 의도... ‘국부’ 이승만의 민낯

입력 2014-08-13 14:46
사진=국민일보DB

1910년대 후반과 1920년대 중?후반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승만의 행적에 의문을 품게하는 기록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이 시기는 이승만이 미국 하와이 한인기독학원 책임자이자 상하이임시정부 대통령 시절 전후의 시기다.

민족문제연구소가 11일 공개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록들은 이승만과 박정희의 이면을 다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김지영 감독 제작)’ 제작을 위해 하와이 문서보관소와 국내 단체 등을 통해 입수한 것으로 이승만의 숨겨진 모습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시기 이승만의 행적을 요약하면 친일발언을 한 교사를 감싸고 두둔한 것과 독립운동자금을 횡령하려했다는 것 등이다.

이승만은 1919년 9월 한인기독학원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친일 성향이 강한 미국인 여교사 알렌 손버그(Allene Thornburgh)를 이 학교 교사로 초빙했는데, 이 선교사는 종종 “한인들은 돼지와 다름없다”며 일본의 지배를 받아 마땅하다“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전한다. 이에 한인 학생 7명은 당시 민찬호 교감에게 사실을 말했고 민 교감은 이사장인 이승만에게 손버그 교사를 해고해야 한다는 서신을 보냈지만, 이승만의 회신은 달랐다.

“교사 퇴출은 절대 있을 수없다”며 오히려 그런 사실을 고발한 학생들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지시를 내린 것.

이는 동포들을 가르치려 설립한 한인학교의 이사장을 맡으면서 친일 교사를 두둔한 이승만의 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승만은 독립운동자금을 자기 돈이라 주장하며 당시 재미 한인단체 국민회와 재판을 한 사실도 있었다.

1917년 국민회는 미국에서 열린 ‘소약국 동맹회(국권 회복을 위한 약소국 연합)에 대표를 파견하려 성금을 모았는데, 문제는 쓰고 남은 1100달러의 소유권을 두고 맞섰던 것이다.

국민회는 남은 돈에 대한 회계감사를 요구했지만 이승만은 거부했다. 이승만 개인 명의로 받은 것이니 돈을 반납하지 못하겠다는 뜻이었다.

폭력으로 이어진 이 싸움은 결국 재판에서 판가름 났지만 독립운동자금을 자기 것이라 주장한 대목은 독립운동으로 포장된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민낯을 느끼게 한다.

이외에도 기록에는 1918년 자신이 운영하는 한인여학교와는 관계도 없는 땅을 샀다고 속이고 기숙사을 짓는다는 명목으로 성금을 모금하는 등 이승만이 독립운동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행적이 공개돼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