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무명구단 응원 20년에... '시구' 행운이

입력 2014-08-12 13:33
사진= 현지 중계부스에서 인터뷰하는 이성우씨. 캔자스시티 홈페이지.

12일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커프먼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 프로야구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경기.

캔자스시티의 홈경기인 이날 시구자는 좀 특별났다. 캔자스시티의 열렬한 한국인팬인 이성우씨가 시구자로 나선 것이다.

이씨가 시구를 하게 된 사연은 이렇다.

이씨는 1990년대 중반부터 AFKN을 통해 메이저리그를 접해 20년 동안 캔자스시티를 응원한 골수팬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캔자스시티 현지팬과 소통하면서 유명 인사가 됐다. 이에 캔자스시티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먼 타국에서 하위권에 인기도 없는 자신들을 오랫동안 응원해준 이씨에 보답하기 위해 그를 미국으로 초청했던 것.

이씨는 이날 TV 중계진으로부터 글러브를 선물 받은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공은 홈 플레이트를 한참 벗어나 포수 뒤 그물망까지 굴러갔지만 캔자스시티 팬들은 기립박수로 응원을 보냈다.

성원에 보답하듯 이씨는 캔자스시티 에이스 제임스 쉴즈의 1루 견제 동작을 따라 하는 등 ‘캔자스시티 열혈팬’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현지 중계진도 이씨를 중계부스로 초대해 인사를 나누고, 경기 중 이씨가 ‘말춤’을 추는 장면을 비추는 등 관심을 보였다.

시구를 마친 이씨는 “20년을 응원한 캔자스시티 경기를 직접 볼 수 있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6일 캔자스시티에 도착한 이씨는 그동안 구단과 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야구장 관람과 관광 등을 즐겼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