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언니 부탁일지라도…서울 호텔서 촉탁살인 저지른 40대女

입력 2014-08-11 22:01
사진=국민일보DB

아무리 친한 언니의 부탁이라도 이런 청은 들어줘선 안 된다. ‘죽여달라’는 부탁을 듣고 8살 많은 언니의 목숨을 베개로 눌러 끊은 40대 여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조울증을 앓던 지인의 부탁을 듣고 호텔에서 얼굴을 베개로 눌러 숨지게 한 혐의(촉탁살인)로 이모(45·여)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씨는 경찰에서 “친한 언니의 목숨을 직접 끊는다는 일이 고통스러웠지만, 간곡한 부탁에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53·여)는 이씨와 7년여 전에 같은 병실에서 만나 친분을 쌓아왔다. A씨는 생전에 조울증과 소화불량으로 음식을 삼키는 데 극심한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이씨에게 생을 이별하게 해달라는 취지로 부탁했다고 이씨는 밝혔다.

결국 이씨는 지난 8일 오후 3시쯤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A씨의 얼굴을 베개로 눌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씨는 지난 6일에도 같은 호텔에서 A씨의 청을 들어주려 했지만 실패했으며, 당초 A씨의 죽음이 수면제 과다 복용이라고 항변하다 수사가 시작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