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맞아 독립유공자 후손 16명에게 국적이 부여됐다.
11일 법무부에 따르면 제69주년 광복절을 맞아 조국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의 후손 16명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했다.
이날 법무부에서 열린 행사에는 백범 김구 선생 주치의였던 유진동 선생의 아들, 윌리엄 린튼 선생의 증손자, 양기탁 선생의 외증손자 등 독립유공자들의 후손 16명이 참석해 국적증서를 받았다.
의사인 유진동 선생은 1940년부터 광복군사령부 군의처장,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의원을 지냈다.
윌리엄 린튼 선생은 1912년 선교사로 입국해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만드는 데 이바지했고, 3·1운동 등 한국의 독립운동을 해외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1936년 신사참배 거부로 강제출국당했으나 1956년 재입국해 대전대학을 설립하는 등 한국과 인연이 깊다.
린튼 선생은 한국의 독립운동에 기여한 공로로 201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미국 국적의 독립유공자 후손이 특별귀화 허가를 통해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기탁 선생은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 간부로 활동하다 체포돼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는 고초를 겪었다. 영국인 베델과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고 국채보상운동을 벌였다. 이번에 대한민국 국적을 받은 그의 외증손자(31)는 중국 국적자이다.
이들 중 린튼 선생의 후손인 데이비드 조너선 린튼(43)씨는 컬럼비아대학 재학 중인 1993년 서울대 교환학생으로 2년간 한국에 체류한 적이 있고 앨라배마주 대법원 변호사 등으로 활동했다. 2007년부터는 국내 법무법인에서 근무하다가 현재는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대한결핵협회 남북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고 한국이름 ‘인요한’으로 더 잘 알려진 존 린튼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교수가 그의 숙부다.
그는 국적 수여식에서 “할아버지께서 이렇게 짧은 시간에 한국이 발전한 것을 보셨다면 누구보다 기뻐하셨을 것”이라며 “한국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2006년부터 매년 독립유공자의 후손을 찾아 특별귀화 허가를 통해 총 908명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수여식에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있게 해준 독립유공자 등 애국지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불굴의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특별귀화 허가로 독립유공자 후손 16명 국적 부여
입력 2014-08-11 15:53 수정 2014-08-11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