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영화 '아저씨' 장기 밀매가 현실로…'제공자 사육'

입력 2014-08-11 00:05 수정 2014-08-11 08:22
영화 '아저씨' 캡처.

중국서 기업형 장기밀매단 적발…‘제공자 사육’

중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신장판매 지원자’를 모집한 뒤 적출한 신장을 항공편으로 대도시에 공급해온 기업형 장기밀매 조직이 검거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특히 이들은 ‘지원자’들을 여관, 임대주택에 감금한 채 사실상 ‘사육’해온 사실도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중국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장시(江西)성 난창(南昌) 칭산후(靑山湖)구 법원은 장기 불법매매 혐의로 기소된 의료품 판매상인 전펑(陳峰) 등 12명에 대해 지난달 각각 징역 2년에서 9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11년 10월 인터넷에서 ‘신장판매 지원자’ 모집광고를 보고 찾아온 왕후(汪虎·가명)씨의 신장을 적출해 판매하는 등 2011년 10월∼2012년 2월 사이 모두 23개의 신장을 적출해 팔아 154만8000만위안(2억60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적출한 장기는 냉장고에 넣은 뒤 해산물로 속여 항공운송을 통해 광저우(廣州) 병원 등에 공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인 왕후(汪虎)씨는 공안조사에서 “어딘가에 갇혀 먹고 자고, 자고 먹는 동물 같은 생활을 반복했다”며 “20일 뒤 어딘가로 끌려가 신장적출수술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범인들이 장기적출을 목적으로 ‘사육’한 사람은 모두 40명에 달하며 이들 범행에는 광저우 지역 병원과 의료인도 연루돼 있다고 사법당국은 밝혔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20∼30세의 젊은 남성으로 신장매매에 동의한 이유로는 “사업 실패로 급전이 필요했다”, “도박빚을 갚으려 했다”, “결혼자금이 부족했다” 등의 이유를 댔다.

이들은 신장판매금액으로 2만2000∼2만5000위안(약 370만∼420만원)을 받았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많은 환자가 신장이식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결국 장기밀매조직에게 생존과 이윤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장기기증제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jslee@yna.co.kr<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