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논란’ 롯데제과, 햄버거 빵 시장 진출

입력 2014-08-10 16:36
롯데제과가 햄버거 빵 시장에 진출하면서 또 다른 ‘상생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햄버거 빵 제조 설비를 들여와 수원공장에 설치 중이다. 오는 11월부터 햄버거 빵을 생산해 계열사인 롯데리아에 납품할 계획이다.

롯데제과 수원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햄버거 빵의 최대 생산량은 연간 1억4000만개로 롯데리아 수요의 절반에 해당한다. 기존에는 삼립식품에서 100% 조달해왔지만 햄버거 판매량이 늘면서 새로운 공급처가 필요해졌다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햄버거 빵이 제때 공급되지 못해 문제가 생기자 계열사에서 생산하는 것을 검토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소업체들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인 햄버거 빵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나아가 동반성장위원회가 햄버거 빵에 대한 적합업종 권고를 마련하면서 ‘대기업 신규 진입 자제’ 항목을 제외해 롯데제과가 진출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동반위의 햄버거 빵 적합업종 권고에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비롯한 일반 소매시장에서 대기업의 사업 축소 및 군납시장 확장 자제 권고만 있고 신규 진입 자제 항목은 없다.

관련 업계에서 반발하자 롯데 측은 중소업체의 생산시설을 활용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소업체로부터 납품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관련 업체에 대한 실사도 진행했다.

하지만 중소업체들은 이 같은 방안이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조희구 한국제과제빵협동조합 전무이사는 “협상은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거 같고 결국 본인들의 생각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며 “햄버거 빵 시장은 1000억원에 불과한데 이 시장에까지 대기업이 진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발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