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여름휴가를 못가는 이유는

입력 2014-08-10 15:21
제2롯데월드 국민일보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제2롯데월드 및 주력 계열사 실적 부진으로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여름휴가의 절정인 8월에도 휴가 일정을 잡지 못한 채 정상 출근, 업무를 보고 있다.

예전 같으면 8월 초에 조촐하게 휴식을 취했으나, 올해는 챙겨야 할 과제가 많아 휴가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가족이 있는 일본에 잠시 다녀올 수도 있지만 이마저도 현재는 미정이다.

신 회장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송파구 신천동에서 공사 중인 제2롯데월드로 보인다.

롯데는 지상 123층 규모의 롯데월드 타워 완공 전에 백화점동과 엔터테인먼트동 등으로 구성한 저층부를 먼저 개장하려고 했으나, 서울시가 지난달 교통 등 보완책을 요구하며 임시사용 승인을 보류해 난관에 봉착했다.

시행사인 롯데물산이 대책을 보완해 이르면 이번 주에 재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2롯데월드 공사장 부근에서 잇따라 싱크홀(지반이 아래로 꺼지면서 생기는 큰 구멍)이 발생하고 석촌호수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이 같은 현상이 롯데월드 타워 공사와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최근 그룹 정책본부 내 대외협력단을 신설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는 않아 보인다.

제2롯데월드와 관련해 외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된 대외협력단은 홍보, 사회적 책임(CSR), 브랜드 경영은 물론, 롯데 주요 계열사의 대외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고민은 이 뿐만이 아니다.

장기 불황으로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실적도 부진하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의 경우 영업이익이 3123억10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6%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조9214억5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0.8%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로 백화점의 경우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보다 9.7%, 매출액은 1.5% 줄었다.

롯데마트의 감소폭은 더 커 영업이익은 79.6%, 매출액은 9.6% 감소했다.

여기에 이달 하순쯤 수원역 주변에 열려던 롯데몰도 전통시장 상인과의 상생협약과 주변 교통대책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 정확한 개점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잇따른 악조건 때문에 휴가 일정을 잡지 못하는 신 회장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