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가 상한 육류를…中 ‘불량식품 스캔들’ 파문 확산

입력 2014-08-09 16:48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중국내 매장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닭고기를 비롯해 불량 식품을 판매한 것이 드러났다. 지난달 중국은 물론 세계 각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푸드 스캔들’이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국영방송 선전미디어그룹은 7일 중국 선전 중심가에 있는 월마트가 유통기한이 지난 닭고기를 판매해 왔다고 폭로했다. 월마트 직원이 촬영해 제보한 영상에 따르면 월마트는 유통기한 지난 닭고기를 폐기하는 대신 튀김으로 만들어 소비자들을 속여 왔다. 게다가 튀김을 만들 때도 너무 오랫동안 사용해 검게 변해버린 재활용 식용유를 새 식용수와 섞는 방식으로 신선도를 감췄다. 이외에도 월마트는 벌레가 들어간 쌀을 반품하는 대신 패스트푸드로 재사용하기도 했다. 중국과 홍콩 언론에 따르면 선전시 보건당국은 8일 이같은 정황이 사실로 드러나면 강도 높은 규제를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중국은 계속되는 불량 식품 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지난달 20일 미국의 거대 식품회사인 OSI의 자회사인 상하이 푸시가 유통기한이 지난 불량 육류를 중국 맥도날드, KFC, 스타벅스 등에 공급한 것이 발각돼 파문이 일어났다. 중국 상하이 둥팡위성TV의 방송에 따르면 상하이 푸시가 곰팡이가 피었을 정도로 오래 된 쇠고기와 닭고기에 유통기한을 바꿔 붙이거나 이것을 갈아서 패스트푸드 재료로 만들었다.

중국 식품의약청은 이번 스캔들이 후시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고, 중국 경찰은 바로 후시 식품의 직원 5명을 체포했다. 불똥은 다른 나라로도 튀어 상하이 푸시로부터 닭고기를 수입하던 일본 맥도날드는 치킨 너겟 판매를 전면 중단하는가 하면 공급처를 태국으로 바꿨다. 미국과 호주 등에서도 OSI 식품을 받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나오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쉘든 라빈 OSI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보도 일주일 뒤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에서는 불량 식품을 고발하는 방송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엔 중국 난징에 있는 미국의 피자 체인 파파존스 매장에서 유통 기한이 지난 피자 도우를 사용한 것이 적발됐다. 파파존스 본사 측은 공식 사과와 함께 해당 매장 폐쇄를 지시했지만 중국 국민의 반감을 막지는 못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