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세계적 에볼라 비상사태’ 선포… “모든 조치를 취하라”

입력 2014-08-08 17:25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Director-General Dr. Margaret Chan on August 8, 2014 in Geneva gives a press conference following a two-day emergency meeting on west Africa's Ebola epidemic, as the death toll nears 1,000. The UN health body said its emergency committee, which includes global medical and policy experts, had declared the deadliest known outbreak of the Ebola virus a "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AFPBBNews=News1

세계보건기구(WHO)가 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방지를 위해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미국은 라이베리아 주재 대사관 직원 가족에게 철수령을 내리는 한편 에볼라 치료제에 대한 임상 규제를 완화했다.

WHO는 8일(현지시간) 에볼라가 다른 나라로 전파될 우려가 높다고 판단된다며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면역 및 백신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된 에볼라 긴급위원회는 또 에볼라의 확산 방지를 위해 질병 발생 국가에 대한 여행 자제를 비롯한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마거릿 챈 WHO사무총장에 권고했다. WHO는 2009년 신종플루 발생 당시와 지난 5월 파키스탄과 카메룬, 시리아 등을 중심으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자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아울러 WHO는 검증된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에볼라 출혈열의 치료를 위해 아직 실험 단계인 치료제를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다음주 의료 윤리위원회를 개최한다. 이는 라이베리아에서 감염된 미국인 의사와 간호사에게 실험단계의 치료제인 지맵(ZMapp)을 투여해 효과를 봤다는 보도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제약사인 테크미라는 7일 자신들이 개발 중인 치료제 ‘TKM-에볼라’의 임상실험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부분적으로 허용했다고 발표했다.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된 TKM-에볼라는 임상실험을 앞둔 상태에서 지난달 FDA로부터 안전성 입증이 미흡하다며 중단 명령을 받았다. FDA의 규제 완화에 따라 에볼라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이 가능케 됐다. 마리 폴 키에니 WHO사무차장은 “의료 윤리학자에게 어떤 것이 책임 있는 행동인지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볼라 출혈열 확산이 계속되면서 미국은 라이베리아 주재 자국 대사관 직원 가족에 대해 귀국할 것을 명령하고 자국민에게도 라이베리아 여행 자제를 재차 경고했다. 톰 프리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번 에볼라 발생은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보고 되지 않은 감염 사례가 있는지, 관련 통계가 얼마나 정확한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과 중국은 에볼라 퇴치를 위해 서아프리카에 각각 300만 파운드(52억원)와 3000만 위안( (50억원) 어치의 의약품을 지원키로 했다. 신경보는 중국 보건당국이 에볼라에 대한 항체 유전자 분석을 마무리했으며 조만간 백신용 항체 개발에 돌입한다고 보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