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산하 세계합창연맹(IFCM)이 주최하는 ‘세계합창심포지엄 및 축제’가 오는 13일까지 개최된다.
세계합창축제는 유네스코 산하 문화학술기구인 세계합창연맹이 3년마다 회원국을 돌며 여는 행사. 1987년 오스트리아를 시작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 9개국을 거쳐 올해 10회 행사는 한국에서 열리게 됐다. 서울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 등에서 세계 19개국의 26개 합창단, 1000여명이 ‘치유와 젊음’을 주제로 50여회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추모와 위로의 곡들도 무대에 오른다.
안톤 암스트롱 예술위원장은 “이번 행사의 주제는 이미 2년 전에 정해진 것이지만 세월호 참사라는 비극적 사건이 있었던만큼 한국인들이 음악을 통해 치유받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는 세월호 희생자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남겨진 사람들을 위한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라며 “여러 작곡가에게 세월호 관련 작품을 의뢰해놓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10일 예술의전당에서는 미국의 포크음악 싱어송라이터 엘리자 길키슨이 작곡해 2005년 내놓은 ‘레퀴엠’을 노래한다. 안양시립합창단 등 국내 3개 합창단이 노래하고 안톤 예술위원장이 직접 지휘한다.
이 곡은 23만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4년 12월 인도양 쓰나미(지진해일)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곡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바다에 빼앗긴 이들의 고통과 슬픔, 두려움을 감싸 안아 안정과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비는 기도다.
11일 국립극장에서는 스웨덴의 ‘소피아 보컬앙상블’이 핀란드 작곡가 야코 맨티예르비의 ‘바다 재난의 노래’(Canticum Calamitatis Maritimae)를 노래한다. 이 곡은 852명의 사망자를 낸 1994년 에스토니아 ‘에스토니아호’ 침몰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곡이다.
폐막일인 13일 예술의전당에서는 소프라노 강혜정과 바리톤 김동섭이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을 노래한다. 이 곡은 망자의 영혼을 보다는 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 위로하기 위해 작곡된 작품이다. 당시 브람스는 스승인 슈만과 어머니의 죽음을 겪으면서 그들을 애도하고자 이 곡을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18개국에서 초청된 30여 명의 지휘자, 학자들이 음악교육, 합창 이론을 강의하고 각국의 합창 음악을 소개하는 70여 회의 심포지엄도 열린다. 음반, 도서 등 음악 관련 업체들이 참여하는 박람회도 진행된다. 자세한 일정은 축제 홈페이지(www.wscm10.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합창축제, '치유와 젊음'주제로 13일까지 열려
입력 2014-08-08 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