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본 한국] 뉴스의 중심 軍…다음엔 아시안게임

입력 2014-08-07 16:11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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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가 뉴스의 중심입니다. 지난 4월 28사단에서 고참들에게 집중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다 사망한 윤일병의 직접 사인은 구타였던 것으로 7일 밝혀졌습니다. 지난 6월 강원도 최전방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게 만든 육군 22사단에선 임병장 총기난사 및 무장탈영 사건도 있었는데, 역시 그 사단에서 지난 3월 가혹행위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자살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또 드러났습니다.

청와대는 이날 윤일병 임병장 사고 수습을 위해 김요환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을 신임 육군참모총장으로 내정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밤 서울 여의도 IFC몰 안에 있는 CGV 영화관에서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김한민 감독의 영화 명량을 보았습니다. “군율은 지엄한 것이다”라고 외치며 부하를 참수한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이순신 장군을 성웅으로 만들고 충남 아산 현충사를 성역화한 아버지 박정희 장군도 떠올리셨을 겁니다.

청와대의 기민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군 기강 해이 소식은 끊이지 않습니다. 피겨 퀸 김연아의 남자친구로서 현재 국군체육부대 소속 병장인 아이스하키 김원중 역시 코치에게 탄산음료를 사오겠다고 말한 뒤 숙소를 빠져나갔습니다. 지난 6월의 일이었고 한참 은폐됐습니다. 김 병장은 숙소에서 3㎞떨어진 마사지업소에서 마사지를 받고 돌아오다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9월 제대를 앞두고 있었는데, 말년 병장은 구르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을 잠시 잊은 듯 합니다.

외신들도 한국의 군대에 주목했습니다. AFP 통신은 6일 한국 군경 대테러부대의 작전 장면을 포착해 전 세계에 송고했습니다. 검은 옷의 특수부대 요원들과 경찰 특공대(SWAT), 육군 장병들이 대공화기까지 동원해 어딘가를 지키고 있습니다. 다음달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 대비한 대테러 진압 훈련입니다. 통신은 “아시아 최고의 선수들이 36개 종목에 참전한다”고 했습니다. 보름간 땀과 눈물의 드라마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군 기강이 잡히면, 스포츠 드라마가 다시 시작될 겁니다.

재미있는 건 세 번째 사진입니다. 방탄조끼에 헬멧과 마스크 및 자동화기로 중무장을 한 경찰특공대원 너머로, 한 여성이 이들의 모습을 찍고 있습니다. 반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었습니다. 촬영하는 휴대전화가 떨리지 않게 양손으로 잡은 만큼 우산을 내팽개쳤네요. 외신 기자들은 한국에서 제일 신기한 장면으로 전국 어디서나 ‘폰카’를 찍는 한국 사람들을 꼽습니다. 계속해서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한국이 월드베스트라서 그런 가 봅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