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빌라 살인사건 현장검증

입력 2014-08-07 15:13
포천 빌라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7일 시신이 발견된 신북면의 피의자 이모(50)씨 집에서 비공개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현장검증에는 살인 혐의로 구속된 이씨만 참석하고 10년 전 아버지 박씨(51)의 시신을 함께 옮겼다고 증언한 큰아들 박모(28)씨는 언론노출을 꺼려 나오지 않았다.

경찰 호송차를 타고 오전 9시30분쯤 검은색 모자와 천으로 얼굴을 가린 채 빌라에 도착한 이씨는 남편 박씨의 시신을 고무통으로 옮기고 내연남이자 옛 직장동료인 A씨(49)를 살해하는 과정 등을 50여분 동안 재연했다.

현장검증 1시간 전 경찰은 박씨와 A씨의 시신이 담긴 것과 같은 크기의 고무통을 미리 집 안에 들여다 놨다.

이날 현장 검증은 비공개로 진행됐음에도 빌라 앞에는 취재진과 주민 수십여 명이 몰려들었다. 일부 주민은 이씨가 나타나자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다.

경찰은 현장검증과 별개로 이씨의 내연남과 남편의 사망 경위를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가 내연남과 다투다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수면제를 이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계획범죄 여부를 밝힐 수 있는 단서가 나왔기 때문이다. 계획된 살인은 보통 살인보다 가중 처벌된다.

앞서 지난달 29일 포천시 신북면의 한 빌라 작은방 고무통 안에서 시신 2구가 발견됐다. 경찰은 수사에 나선 지 사흘 만인 지난 1일 이씨를 검거했다. 이씨는 A씨를 스카프로 목 졸라 살해하고 고무통에 넣어 유기한 혐의로 지난 3일 구속됐다.

포천=정수익 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