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구출작전 위해 문무대왕함 리비아로 출정…교민 철수 대작전 개시

입력 2014-08-07 11:30
함대공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던 문무대왕함. 사진=해군 제공, 국민일보DB

이슬람 무장세력 간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리비아에서 한국인을 구출하기 위해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이 출동한다. 문무대왕함은 2003년 4월 진수한 한국군 최초의 스텔스 구축함이다. 삼국통일을 이룬 뒤 죽어서도 바다의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던 신라 제 30대 문무왕의 이름을 딴 배다. 2002년 2월 진수된 충무공 이순신함에 이은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 2호다.

외교부는 7일 리비아 교민 철수 현황을 브리핑하며 “현재 아덴만에서 임무 수행 중인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을 리비아 현지로 파견해 교민들을 태울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국가 오만의 살랄라 항을 출발한 문무대왕함은 2단계 철수가 완료되는 시점에 리비아 해협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자력으로 철수하지 못하는 한국인들을 구출하기 위함이다.

외교부 이정관 재외동포 영사대사는 브리핑에서 “(리비아 현지) 우리 국민은 510명이며 오늘 아침 현재 97명이 철수를 완료했다”라고 말했다. 또 “주말까지 대기업 인력들이 철수할 예정이며 오는 11일 시점에 350명 정도 철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영사대사는 “늦어도 광복절인 8월 15일까지 100명 정도 우리 국민 근로자와 수백명 규모 제3국 근로자들이 선박 편으로 철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2단계 철수 작전이 완료되는 시점에서 문무대왕함이 리비아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문무대왕함은 오만에서 출발해 수에즈 운하를 거쳐 리비아로 들어가는 항로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 탈출 교민들은 그리스나 이탈리아의 항구로 이송될 예정이다. 대한민국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군함을 파견해 철수 작전을 펼친 사례는 2011년 한 차례 있었다. 문무대왕함이 교민들을 태운다면 두 번째 사례가 된다.

문무대왕함은 현대중공업이 자체 설계해 건조한 후 해군에 인도했으며, 탑승인원은 300명이 넘는다. 잠수함 공격용 어뢰, 대공대함 유도탄 수직 발사대, 대함 유도탄 방어용 무기 등을 갖추고 있다. 해상작전을 위한 헬리콥터 2대도 탑재하고 있다.

우성규 정건희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