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인문학 지식공동체 인디고서원이 6일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선언하겠다고 예고했다.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청소년 토론회와 다큐멘터리 상영, 인문학 콘서트 등을 열며 “새로운 세대, 정의와 사랑의 시대를 노래할 것”이라고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여전히 가만히 있으려는 움직임을 발로 차버린 젊은 그들의 움직임, 주목할 만 하다.
인디고서원은 북페어를 알리는 발문에서 “2014년 4월 16일, 제주로 향하던 배 한 척이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여 수학여행을 가던 아이들 대부분이 목숨을 잃었습니다”라고 시작한다. 이어 “가자지구의 아이들은 무자비하게 날아든 포탄에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있고, 일본의 아이들은 핵발전소 붕괴 이후 속수무책으로 병들어가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인디고서원은 이를 “기성의 가치체계가 이제 더 이상 아이들을 구해내지도, 지켜주지도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증명하는 병든 현실의 뼈아픈 단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2014 인디고 유스 북페어는 이러한 세계에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선언한다”라며 “전 지구적 폭력과 비윤리적 가치체계에 맞서, 윤리적이고 인간적인 가치에 권력을 주는 도덕적 다수가 탄생하는 것만이 이 비극을 끊어버릴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간적 가치에 권력을 주는 도덕적 다수’란 표현을 쓰는 주체가 청소년이란 사실이 놀랍다.
이들은 “지금 젊은 세대들이 겪는 공허함과 허무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시대적 상처”라며 “하지만 그를 절망으로 안고 살 것인가, 이를 딛고 더 나은 삶을 재건할 것인가의 문제는 전적으로 이들의 손에 달려 있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제 위로와 격려를 넘어, 인간으로서 당당히 누려야 할 기본적인 것들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기 위해 이들은 2014 인디고 유스 북페어에 모여 “새로운 교육과 새로운 정치를 모두 함께 요구해 달라”고 소망했다. 또 “사랑이 정의를 구축할 것이라는 믿음은 결국, 진실한 희망의 노래를 가능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인디고 유스 북페어에는 국민일보 필진으로 활동 중인 강은교 시인이 참여하는 인문학 콘서트 ‘희망을 부르는 소녀’가 열린다. 강 시인 이외에 김선우 송경동 시인, 가수 강허달림 정민아 등이 함께 한다. 문학과 음악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찾아보자는 의도다.
정치학자인 박명림 연세대 지역학협동과정 교수는 ‘미래를 향한 용기’ 포럼을 맡는다. 정의로운 세상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찾는 것이 목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희망을 찾기 위해 청소년들이 깨어있는 어른들을 찾아 인터뷰한 다큐멘터리 ‘새로운 세대의 탄생’ 상영회도 열린다. 전국 청소년들이 모이는 토론의 장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도 선보일 예정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어른들이 구해내지 못한 세상, 우리가 바꾼다…2014 인디고 유스 북페어
입력 2014-08-06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