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서 한국인 총 맞고 중태… 대체 왜?

입력 2014-08-01 17:15
사진= 기사내용과는 관계없음.국민일보DB

중앙 아메리카 온두라스에서 한국인이 총격을 받고 중태에 빠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가족들은 가보지도 못한채 발만 동동 굴리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자는 부산 연제구에 윤정호(46)씨로 봑동양 온두라스 현지법인 한일합섬 온두라스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윤씨 가족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2시쯤 현지공장 내 기숙사 앞에서 괴한이 쏜 총탄 2발을 머리에 맞고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 응급수술을 했지만 위중한 상태다.

괴한이 쏜 총탄 한 발은 윤씨의 관자놀이를 관통했고, 한 발은 뇌에 박혔다. 현지 의료진이 8시간의 대수술 끝에 뇌에 박힌 총탄을 제거했지만 뇌 손상과 과다출혈로 인한 장기 손상 등으로 합병증이 올 수 있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위독한 상태라고 가족은 전했다. 현재 의식은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지난해 모기업 봑동양의 부도로 한일합섬 현지 공장이 철수하면서, 한일합섬 온두라스 법인에 마지막까지 남아 자산 매각과 임대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윤씨는 사건 발생 하루 전에도 괴한의 총격을 받았으나 이때는 다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가 발생하자 온두라스에 있는 한국대사관 직원이 윤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가족에게 알렸다.

윤씨 가족은 “온두라스에서 혼자 회사를 위해 일하던 사람이 쓸쓸히 죽어가고 있는데도 회사 측은 법정관리 중이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윤씨 가족은 현지 병원에서 5일간의 치료비를 요구해 급한 대로 5만 달러를 보냈으나 추가로 들어가는 병원비를 걱정하고 있다.

회사 측의 한 관계자는 “부도가 나면서 회사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돈을 지출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받고 있다”며 “현지 대사관 직원과 연락하고 옛 회사 직원을 이번 주말에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윤씨에게 총격을 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한 명이 온두라스 경찰에 검거돼 조사를 받았으나 범행동기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았으며 체포시한이 지나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