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또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빠져들었다.
2001년에 이어 두 번째다.
31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정부 대표단과 미국 2개 헤지펀드 채권단의 이틀간 막판 협상이 결렬되면서 이날 자정부터 디폴트 상태가 됐다. 이 시간까지 2001년 첫 디폴트 후 채무조정에 합의한 다른 채권단에게 이자 5억3900만달러를 지급하지 못한 것.
첫 디폴트 후 채무조정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던 이들 헤지펀드는 그동안 아르헨티나에 15억달러(1조5천382억원) 규모의 채무를 전액 상환할 것을 요구하며 소송을 걸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도 지난달 아르헨티나의 채무조정에 동의하지 않은 헤지펀드도 채무조정에 합의한 채권단과 동일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당초부터 헤지펀드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 강경했다.
악셀 키실로프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이날 협상이 끝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어떤 절충점도 찾지 못했다며 “아르헨티나는 미국 헤지펀드들이 주도한 채권자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권단 역시 아르헨티나가 제안한 타협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날 즉시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했다.
한편, 아르헨티나의 디폴트가 몰고 올 파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국제 금융시장이 일단 크게 반응하지 않으면서 이번 사태가 큰 악재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미 3대 경제대국 아르헨티나 경제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후퇴하고 있는 경제성장률이 더 뒷걸음치는 것은 물론,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선 물가상승률도 더욱 가팔라지며 경제 불안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아르헨티나 결국…13년 만에 두 번째 ‘디폴트’
입력 2014-07-31 1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