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학살] “미친 개가 물면 누구 책임?” 로버트 드니로의 질문

입력 2014-07-29 14:49 수정 2014-07-29 15:34
사진=페이스북 촬영

명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1000명 넘는 사망자를 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을 두고, 이를 방관하는 미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배우를 넘어 소셜테이너(사회적 발언에 앞장서는 엔터테이너)로 유명한 드니로는 “광견병에 감염된 개에 물리면 누가 비난받는가?”라며 “미친 개인가, 그 주인인가?”라고 물었다. 이스라엘을 미친 개, 미국을 방관하는 주인으로 표현한 것인데, 한국에서조차 파장을 낳고 있다.

트위터에선 29일 로버트 드니로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학살을 비판하는 페이스북 메시지가 1000회 넘게 리트윗되며 주목을 받았다. 덥수룩한 수염에 오른쪽 뺨 거대 사마귀, 턱을 치켜 들고 내려다 보는 형형한 눈빛의 주인공은 드니로였다.

드니로는 스스로 던진 질문에 이렇게 답을 했다.

“분명 개 주인의 책임이다. 그래서 모든 비난은 미국 정부의 어깨 위에 쏟아져야 한다. 이스라엘과 같은 나라를 받아들이고 지지한 대가다.”

지구 반대편 한국 트위터 친구들은 “멋지다”란 반응을 쏟아냈다. 트위터리안 @gim****은 “이탈리아 이민자의 우상 로버트 드니로. 멋진 스타입니다”라고 썼다. @haw******도 “배우의 품격, 인간의 품격”이라며 소식을 전한 글을 리트윗했다.

또다른 트위터리안 @phil******는 개에서 영감을 받은 듯 “이란 로버트 드니로와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영화 강추!”라고 했다. 이외에도 “중복이라 개 잘팔리네”란 반응까지 나왔다.

영화 왝 더 독(Wag The Dog)은 미국 백악관에서 대선 열이틀전 성추행 사건이 벌어져 이를 덮기 위해 알바니아 대공습이란 전쟁까지 기획하는 과정을 그린 정치 코미디다. 대통령 만들기 대국민 사기극을 정면으로 다룬 수작이다.

‘왝 더 독’이란 말은 ‘꼬리가 개의 몸통을 흔든다’는 뜻으로 주객전도를 말하는 데, 민주주의의 주인인 시민이 정치와 언론에 의해 거꾸로 좌지우지되는 상황을 가리킨다. 한국 정치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