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에 거대 예수상 건립추진을 둘러싸고 논란 기미

입력 2014-07-29 11:39 수정 2014-07-29 13:58
한국교회언론회는 전남 순천에 추진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예수상’ 건립에 대해 최근 논평을 내고 “우상숭배 논란이 일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순천지역 기독교계와 박병선 전 순천시의원은 세계 최대 규모의 예수상을 건립하고 신비한 돌 수천 점을 전시한 ‘국제성경 수석박물관’을 세우는 등 기독교 순례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예수상은 현존 최고인 브라질 예수상(높이 39.6m, 무게 700t)을 능가하는 50여m다.

또 ‘손양원 역’을 신설하고 손양원 목사의 아들인 순교자 동인·동신의 표지석을 설치해 고(故) 손양원 목사를 주제로 순례지를 조성키로 했다. 손 목사는 1948년 여순사건 때 자신의 두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공산당원을 용서하고 양아들로 삼았다.

이에 대해 한국교회언론회는 “개신교는 성상, 성물, 성화, 마리아 등 어떤 인간적 존재도 숭앙하지 않는다”며 “이를 강행하려 한다면 한국 기독교의 교리와 전통, 정서로 인해 교계가 분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종교개혁은 하나님의 사랑보다 우상을 숭배해 일어난 것이고, 이 시대에 예수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어떤 모습의 ‘예수상’을 만든단 말인가”라며 “결국은 다른 종교에서 행하는 ‘우상숭배’를 답습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손 목사님은 ‘용서’와 ‘사랑’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세상에서 버림받은 한센병 환자들의 벗이요, 치료자였다”며 “그 분의 신앙은 결코 화려함이나 세상에서의 자랑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다행히 아직은 계획 단계라는데 세계 최대의 예수상을 세우기에 앞서 어떤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에 합한 것인지를 살펴보라”고 강조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