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헌정 가스펠곡 만든 최다정 박사 "외국인 학생 교수들이 기도로 참여'

입력 2014-07-28 17:34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과 충격에 빠져 있던 지난 4월 말, 미국 텍사스주 남침례신학대 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최다정(41·여) 박사의 마음에 요한계시록 21장 4절 말씀이 자꾸 파고들었다.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세월호 피해자들을 위해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간절히 기도하던 그는 이 성경구절로부터 영감을 얻어 곡을 써내려갔다. 그리고 한 달쯤 지나 세월호 피해자와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한 헌정곡 ‘눈물 닦아 주시리’를 세상에 내놨다. 세월호 참사 이후 대중가수들과 일반 작곡가들 몇몇이 ‘세월호 헌정곡’을 만들었지만 복음적인 내용을 담은 가스펠류의 헌정곡은 그의 곡이 유일하다.

업무 차 일시 귀국한 최 박사는 지난 25일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이 사고로 고통당하는 분들을 위해 곡을 써야겠다는 마음이 한시도 가시지 않았다”면서 “여러 친구들이 동참해줘서 감사한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6분30초 정도 되는 헌정곡은 오르간과 하프, 바이올린, 플루트 등 여러 악기들의 앙상블과 합창으로 이뤄졌다. 이 곡을 연주·녹음·편집하는 데 참여한 이들은 총 35명. 한국인 유학생들과 미국, 캐나다, 쿠바, 중국인 학생들과 교수 등이 동참했다. 최 박사는 “많은 이들이 ‘나를 끼워줘서 고맙다. 너의 나라를 위해 기도해주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도와줘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평소 음악치료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최 박사는 2008년부터 다양한 작곡기법을 담은 곡 ‘치유하는 선율(Healing Melody)’ 시리즈를 제작했다. 그리고 유방암·자궁암·당뇨병 환자들과 아이티 지진 희생자들을 위해 지금까지 10곡을 만들어 헌정했다. 그는 향후 음악 선교로 한국의 젊은 청년들이 정체성과 비전을 발견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 박사는 최낙중(해오름교회) 목사의 둘째 딸로 1999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저지주립대 및 북텍사스대 대학원에서 작곡으로 각각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남침례신학대 대학원에서 음악 목회 박사과정을 밟으며 강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헌정곡은 유튜브(youtube.com/watch?v=58LYtETPHso)에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