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의 명량 해전을 즈음해 조선 해군이 눈물로 배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발굴됐다. 13척의 배로 133척의 일본 수군을 물리친 승전 뒤에는 이런 노력들이 숨어 있었다.
이순신 연구자인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은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 보관돼 있는 월탄연보에서 임진왜란 관련 글을 발굴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글은 이순신 장군과 직접 연관은 없지만, 정유재란 당시 군 지휘관 체찰부사였던 월탄 한효순이 이순신 부재시 조선 수군의 대패 이후 전열을 가다듬는 과정을 기록했다.
한효순은 정유재란이 일어난 1597년 당시 “그해 여름 사이에 수군이 싸움에서 패하고 군사들이 궤멸했다”라며 “주상께서 애통해하며 한산도 수군의 일이 일시에 무너지고 전선이 1척도 없으니 경이 급히 30척을 만들어 수군을 도우라고 하명하셨다”라고 월탄연보에 썼다. ‘그해 여름 사이’ 수군의 패전은 이순신이 투옥될 당시 원균이 지금의 경남 거제인 칠천량에서 일본군에게 대패한 싸움을 가리킨다.
한효순은 이어 “명을 받은 이후 밤낮으로 눈물을 흘리며 주야를 가리지 않고 배를 만들어 변산 지역의 배 태반을 입수했다”라고 적었다. 위기의 순간, 배 만드는 사람까지 눈물을 흘리며 노력했지만, 조선 수군이 가진 것은 13척 뿐이었다. 거북선도 모두 침몰한 상황. 이순신 장군이 그런 위기에서 일본 수군과 붙여 ‘필생즉사 필사즉생’의 싸움을 벌여 이긴 게 명량 해전이다. 김한민 감독의 영화 명량이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노 소장은 “한효순의 정유년 기록은 칠천량 해전 패배 이후 선조를 비롯한 조정 전체가 당한 위기감을 느껴 급히 전선 확보를 주문하고, 일선에서도 그만큼 막중하게 상황을 받아들인 당시 분위기를 전해 주는 글”이라고 한 통신에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이순신 명량 대첩 뒤에는 배만드는 사람들의 눈물이…30일 명량 개봉
입력 2014-07-28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