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유대균 체포순간 영상 전격 공개

입력 2014-07-27 23:40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4)씨 검거 순간을 담은 영상이 27일 공개됐다.

인천경찰청은 유씨가 지난 4월 21일 이후 은신해 온 경기도 용인의 한 오피스텔 복도에 설치된 CCTV 영상을 이날 공개했다.

영상은 지난 25일 오후 7시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원들이 오피스텔 복도에서 서성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복도에는 유씨에게 먹을거리를 조달해주며 은신을 도와준 오피스텔 실소유주 하모(35·여)씨도 함께 있었다. 경찰은 영상을 공개하면서도 검은 색 바지에 회색 티를 입은 긴 생머리의 여성 하씨의 얼굴에 대해서는 모자이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씨가 오피스텔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만지작거린 뒤 뒤로 돌아서는 순간 갑자기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자 유씨 곁에서 석 달 넘게 함께 생활하며 도피를 도운 박수경(34·여)씨의 모습이 드러났다. 박씨는 운동선수 출신답게 당당했다.

경찰이 이날 오후 5시 도착해 ‘안에 있는 것을 알고 있으니 문을 열어라’, ‘문을 부수겠다’고 해도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던 이들이 2시간 만에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온 것이다.

경찰은 갑자기 문이 열리자 박씨를 에워싸고 일부 형사는 유씨가 있는 방 안으로 쏜살같이 뛰어들어갔다.

박씨는 문밖으로 나온 뒤 곧바로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저항의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박씨는 그러나 한 형사가 팔을 뒤로 해 수갑을 채울 때에도 꼿꼿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자신을 도왔던 하씨가 바로 옆에서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하자 괜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안심시키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박씨가 형사들에게 체포된 직후 유씨도 곧바로 방에서 나왔다. 유씨는 이미 방 안에서 수갑이 채워진 채 복도로 걸어 나왔다. 수배전단에 나온 모습 그대로였다.

유씨와 박씨는 별다른 저항 없이 경찰의 검거에 순순히 응했다. 이들은 별다른 말없이 경찰의 지시에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유씨와 박씨, 그리고 이들의 도피를 도운 하씨를 모두 체포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