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비친 한국] 셀카왕국 대한민국…경제는?

입력 2014-07-27 16:12
ⓒAFPBBNews=News1
ⓒAFPBBNews=News1
ⓒAFPBBNews=News1
프랑스에서 출발한 AFP통신은 유럽은 물론 전 세계를 커버합니다. 세월호 침몰 참사, 판문점의 긴장 등 한국 뉴스도 종종 타전합니다. 유럽 현지시간으로 지난 25일 AFP 통신은 서울에서 3장의 사진을 전 세계 신문과 방송에 보냈습니다. 서울 남산에서 휴대전화 아이패드 태블릿 등으로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찍는 한국인 ‘셀카’ 모습입니다.

AFP통신의 사진설명 첫 문장은 이렇습니다. “관광객들이 서울의 인기 관광지에서 셀카를 찍어 SNS에 올리고 있다(take selfies)” ‘셀피(selfie)’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자신의 얼굴 사진을 찍어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리는 행위를 말하는 명사입니다. 2013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선정한 올해의 단어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우리말로는 ‘자가 촬영 사진’ 정도가 되겠는데, 그냥 보편적 용어인 셀프카메라의 준말 ‘셀카’가 더 적절한 듯 합니다.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 전 세계 1위의 국가입니다. 삼성전자의 모국이니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스마트폰 이전 벽돌폰, 시티폰, 플립폰, 폴더폰 시절부터 한국은 세계적 휴대전화 제조국이었습니다. 2009년엔 경기도 여주에 전 세계 최초의 휴대전화 박물관도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AFP통신이 이 사진을 전 세계 신문과 방송에 타전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한국에선 통신사가 포털을 위해 종사하는 듯한데, 외국 통신사는 철저하게 고용주인 신문사와 방송사를 위해 사명을 다합니다. 어쨌든 AFP통신 사진캡션의 두 번째 문장부터 마지막까지는 한국 경제의 지지부진한 상황을 설명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옮기면 이렇습니다.

“한국은 4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는데,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경기불황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올 2분기 경제 성장률이 최근 1년 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총리는 4월 발생한 세월호 침몰 참사의 여파라며 내수 부진을 언급하면서, 2014년 4.1%로 예상하던 성장률을 3.7%로 낮췄다.”

AFP 사진기자는 한국의 대표상품 스마트폰, 그리고 그걸로 셀카 문화를 선도하는 한국 사람들이 신기했을 겁니다. 또 그보다 더 중요한 한국 경제, 성장률이 추락하고 있는 현실을 알리려 했습니다. 한국 경제를 사실상 이끌어가는 스마트폰처럼 경제 관료들도 스마트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