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부담 안주려던 노인들…두번 울린 상조회사

입력 2014-07-27 12:29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국민일보DB

노인들을 상대로 싸구려 수의를 최고급이라고 속여 수백억대 사기를 친 악덕 상조회사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은품이나 공짜 노래교실을 미끼로 노인들을 ‘떳다방’, ‘지하방’ 등으로 불리는 전국 곳곳에 있는 홍보관으로 유인, 원가보다 최대 16배 비싼 가격에 수의를 판매하는 수법으로 245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상습사기 등)로 D상조 대표 신모(60)씨와 홍보관 점장 박모(39)씨 등 7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신씨는 지난 2007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강동구 길동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서울과 경기, 인천, 대전,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 있는 홍보관 64곳에 수의 판촉 행사를 의뢰했다.

신씨는 전국 홍보관 64개 점장들에게 14만원짜리 중국산 수의를 178만~228만원으로 속여 팔도록 해 1만3600여명으로부터 24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 등은 청약철회 및 반품처리가 불가능하도록 대부분 3개월 내 단기판매 후 사업장을 바로 폐쇄했다.

특히 수의보관 창고가 없으면서 홍보관에서 판 수의를 집에 보관하면 곰팡이 등 제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상품보관증만을 교부하고 판매대금은 모두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여기다 뒤늦게 바가지를 쓴 사실을 알고 피해자들이 반품 처리 등을 요청하면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며 협박까지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업체는 법정자본금(3억원) 없이 설립된 회사이지만 대외적으로는 자본금이 견실한 회사인 것처럼 홍보했고 지금도 영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씨 등의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비슷한 피해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단속을 확대할 방침이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