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사전투표율 사상 최고…나경원 vs 노회찬, 이정현 vs 서갑원, 누가 웃나?

입력 2014-07-27 11:11
지난 23일 TV 토론에 나선 노회찬 후보와 나경원 후보. 당시엔 단일화 이전이어서 기동민 후보가 노 후보 뒤에 서 있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일보DB

재보궐선거는 원래 여당의 무덤이다. 집권세력 실정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가미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세대별 여야 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갈린 요즘은 이 공식이 무너졌다. 7·30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25~26일 양일간 끝났는데, 7.98%의 투표율로 재보궐 역사상 사상 최고의 투표율을 보였다. 누구에게 득이 될 지는 사흘후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재보선 사전선거 투표율이 7.98%를 기록, 지난해 10월 재보선 사전투표율 5.45%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안철수 김무성 이완구 등 거물급들이 대거 나선 지난해 4월 재보선 6.93%보다도 더 높은 수치다. 여름 휴가철에 실시되는 선거여서 관심이 낮을 거란 예상이 많았는데 의외라는 반응이다.

지역별로는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은 곳이 자연스럽게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수첩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했던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정 비서였던 서갑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맞붙은 전남 순천·곡성이 사전투표율 1위다. 13.23%이다. 지역 구도가 강한 곳이어서 판세가 일찌감치 정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드문 일이다.

사전투표율 2위는 간발의 차이로 서울 동작을이 차지했다. 13.22%로 전남 순천·곡성에 비해 딱 0.01% 뒤졌다.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에 맞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이뤄낸 곳이다. 동작을은 역대 최대인 15곳 재보선 실시 지역 가운데서 유일한 서울 내 격전지다. 정치적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야권은 동작을과 함께 야권 단일화를 이뤄 낸 수원 병(팔달)과 수원 정(영통)에서도 막판 표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판세가 굳어진 부산 해운대·기장과 광주 광산을은 각각 3.89%와 5.42%로 전체 평균보다 매우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선거 결과에 대해 너도 알고 나도 안다는 심리가 투표소행을 부추기지 못하는 기제로 작용했음을 반증한다.

새누리당은 젊은 층이 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적극적으로 투표한 것으로 파악하고 본 게임이 펼쳐지는 30일까지 총력전을 펼칠 방침이다. 새정치연합 역시 높은 사전투표율이 결코 유리하지 만은 않다는 분석에 따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막판까지 스타급 정치인들의 총력 투입을 통한 전력질주를 다짐하고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